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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이 Jan 31. 2022

잠들지 않는 미라클 모닝.

요즘 핫한 미라클 모닝 이야기다.


아직 1월이라 마음에 결심을 실천해보고자 의지를 불태워서 그럴 수도 있고, 갈수록 취업이 힘들어서 한 시간이라도 일찍 일어나 불안한 마음을 노력으로 달래야 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아줌마 전성시대라 자기 계발을 위해 힘쓰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많아져서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생각한다.




그중 한 명인 나의 미라클 모닝은 2020년 12월 15일이 시작이었다. 

4개월은 한결같았고, 그 이후로는 조금씩 왔다 갔다 했지만 이틀 이상 스스로 정한 기상시간을 지키지 못한 적이 없었으니 내 기준에서는 성공적인 하루들이었다. 미라클 모닝이 열어준 하루들은 처음의 힘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매력적인 시간이 되었고 이런 하루가 쌓여 여러 방면으로 성과를 낼 수 있게 만들어줬다.

새벽 기상이 점점 익숙해질수록 더 이상 일어나는 일에 큰 결심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갔고.

2021년 12월 연말에 2주간 김미경 학장님과 하는 514 챌린지로 미라클 모닝을 한다는 내용을 보게 됐다. 얼마나 열기가 뜨거웠는지 SNS 여기저기 모닝 짹짹이라는 이름이 많이 보였다.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챌린지에 동참하는 것을 보며 '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일어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적극적 참여보다는 관망하는 마음으로 챌린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막 시작하신 분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며 나는 다 지나온 과정이라 생각하며 어느 정도 여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뜻밖에 고비가 이렇게 찾아올 줄이야. 지난주는 새벽 기상 이후 처음으로 장장 일주일간 스스로 정한 시간에 일어나기가 힘들고 밤에 잠드는 것도 힘들어서 새벽 시간을 갖지 못했다.






성격상 너무 기쁜 일이 있어도, 마음에 걱정이 될 만한 일이 있어도 잠을 잘 못 자는 성격이니 여태 잠 못 들어서 힘들었던 날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집안에 이슈가 생겨 제시간에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남편과 밤늦은 시간이 아니면 상의할 시간이 없었던 나름의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마음가짐이 흐트러진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괜히 잘못한 사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새벽 기상을 못 했다 하지만 시간 가계부와 목표관리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경로를 이탈한 것만 같았다. 새벽 기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는데도 말이다. 






시원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마음에 둥둥 떠다니는 것에 대한 어찌하지 못함 때문에 결국 오늘도 밤새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몇 시간을 뒤척이다 잠들기를 포기하고 새벽 4시부터 필사를 하고, 글을 쓰고 있다. 원래 미라클 모닝의 의미와는 다르기는 하지만 잠들지 못한 미라클 모닝이 되었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했던 때와는 조금 다른 실패의 기분이 드는 게 썩 유쾌하지 않았다. 

아마도 새벽 기상을 결심했던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는 순간에 한 번쯤 느낄법한 기분이지 않을까?


그만큼 새벽 기상은 나를 일으키는 매일의 작은 성공이었기에 은근한 집착 같은 것이 생겼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 새벽에는 필사하며 마음을 돌보고 스스로를 타이르는 시간으로 채웠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과 다르게 거의 열흘에 걸친 간격 때문에 괜스레 불안했지만 다시 일어나면 실패가 아니니까.






얼마 전 오랜 고민 끝에 나의 사명을 "비교하지 않는 꾸준함을 도우는 사람"으로 정했다.

남들과의 비교에서 벗어날수록 자주 행복을 느꼈고, 무엇이든 꾸준하게 실천하면서 그 과정 자체가 결과물이 된다는 것에 성취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느낀 것을 공유하고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한 사명대로 그렇게 다른 이들을 도우며 나의 내면도 다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그러니 작은 습관을 유지하고 다시 일으키는 과정들이 쌓여 사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미라클 모닝도 다시 할 수 있다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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