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공감

습작

아마추어 작가가 보는 작가의 글

by 소이

요즘 글을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내 글을 보고 있자면 꼭 이제 갓 입사한 신입이 나와서 어설프게 시작하는 발표 같다. 어딘지 모르게 엉성한 게 말미에 이랬다 저랬다 하고 마무리하는 모양새가 꼭 그렇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순전히 독자의 시선으로만 봤었는지 읽었다고 쓸 수 있는 것도 아닌 듯하고 흉내 내어 쓴다고 될 일도 아닌 듯해서 백지만 보면 갑갑해지고 막막해지는 요즘이다.


그러다 우연히 박완서 작가님의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라는 책을 읽게 됐는데 읽을 때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 섬세한 표현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도 한 번쯤 마주했을 상황과 심리에 대한 묘사가 어쩜 이리 적절하게 딱 떨어지는지. 국 간을 딱 맞춘 것처럼 표현이 그렇다. 작가의 예술성이란 이런 걸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절로 존경심이 생긴다.




사실 나는 그동안 에세이와 소설을 잘 읽지 않았다. 어쩐지 남의 이야기를 듣고 앉아있는 기분이라 그렇기도 했고, 요즘 세상은 변화가 어찌나 퍼지는 잉크같이 빠른지 자기 계발 서적만으로도 충분히 벅차서 그렇다. 그러다 보니 에세이 쪽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었다. 그러다가 에세이와 소설을 대하는 마음이 좀 달라진 건 아마도 내가 글을 좀 쓰기 시작해서일 거다. 뻣뻣하고 유연하지 못한 글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데 어는 날 우연히 소설책을 보고는 좀 생각이 달라졌다. 물론 처음부터 그럴 요랑으로 소설을 집어 든 건 아니지만. 읽으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어쩜 이런 표현을 했을까? 나는 이 장면을 쓴다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였다.


몇 권 읽지 않았는데 시선의 차이일까? 그 전에는 공감에 그칠 뿐 내 식으로 표현해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아직 한 권을 다 읽지도 않았는데 나라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생각하니 막막함이 밀려오면서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습작을 하는 건가. 아마추어는 알 수가 없지만 계속 읽다 보니 몇 시간 수다를 떨고 나면 함께 있는 이의 말투가 나도 모르게 베이는 것처럼 그렇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래서 좋은 작품을 만나야 하는구나.

아. 정말! 나도 이렇게 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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