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들고 다니는 가방 속에는 무엇이 있나요?

by 소이

가방 속을 정리하기만 하면 출근할 때 필요한 것이 꼭 하나씩 보이지 않는다거나 중요한 일에 실수가 생긴다거나 하는 바람에 매일 저녁 모든 물건을 꺼내어 가방만 따로 걸어두는 식의 정리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도 꼭 정리를 하는 물건은 텀블러, 영수증.


다 마시지 못한 물이 남은 텀블러는 그대로 책상 위에 올려두고 잠들기 전까지 컵으로 쓰기도 하고, 설거지 통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영수증은 되도록이면 받아오지 않는 편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가방 속으로 들어오는 날이면 조각조각 찢어져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외에는 늘 가지고 다니는 차키와 물이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유산균과 비타민c, 이어폰, 북마커, 아로마 오일, 핸드크림, 립밤, 몇 가지 펜들과 지갑이 있다. 볼펜이 많은 것 같아서 하나만 남겨두고 정리를 하고 나면 꼭 다음날 쓸 일이 생기고, 이어폰이 없어도 될 것 같아서 빼놓으면 꼭 그날은 퇴근 후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작은 파우치 하나에 이것저것 모아 두고 빼지 않는 편이다. 가방을 바꾸는 날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캐러멜 봉지 같은 작은 쓰레기만 비우고 남은 물건들은 그대로 자리만 옮긴다.


가방 속에 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물건이 하나만 빠져도 그렇게 허전하다. 같이 다니던 친구 한 명 두고 온 것처럼. 어쩔 땐 좀 가볍게 손바닥만 한 가방에 핸드폰이랑 지갑만 챙겨서 들고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게 출근해도 그다지 문제없을 것 같은 날도 그러지 못하는 건 아마도 버릇인가 보다.


혹시 뺄 것이 있나? 하고 다시 가방 속을 봤지만 다들 이유 있는 물건이라 뺄 수가 없다.

바람이 제법 차게 느껴지는 계절이니 가방 분위기만 바꿔볼까 보다.

가방을 바꿔도 속에 든 물건은 같은 걸 보면

그럴듯하게 옷을 바꿔 입어도 그 옷을 입은 사람은 바뀌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방 속도 잘 정리하고, 마음속도 잘 정리하면 멋진 인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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