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참 빠르다.
업무용 책상에 올려둔 달력을 보면서 하는 혼잣말.
뭣 때문에 이렇게 달리나.
돌아보니 그다지 이룬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일 년 내내 발버둥 치며 보냈다고 생각하니 텅 빈 것 같은 기분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올해는 자주 실패했다. 힘내라고 그러는지 간간히 좋은 일도 있긴 했지만 돌아서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처럼 자주 넘어졌고 가끔은 펑펑 울었다.
한 번, 두 번 털고 일어날 때는 "그래~ 뭐든 한 번에 쉽게 되면 재미없지~"하는 여유도 있었다. 그런데 막 털고 일어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또 넘어지고, 또 넘어지자 '실패'라는 단어에 반감만 쌓여갔다. 언젠가 웃으며 이야기하는 날이 있겠지만 오늘도 실패에 점 하나를 찍은 나로서는 그런 여유가 없다.
어쩌면 내가 한 실패들은 노력에 비해 과분한 도전으로 얻은 당연한 실패 인지도 모른다. 어떤 실패는 실패를 할 줄 알고서도 도전을 했고, 어떤 실패는 약은 노력에 내심 기대를 걸어 쓴 맛을 봤고, 어떤 실패는 최선을 다해 잡을 수 있는 듯했는데 잡히지 않았다. 내 것이라 오만한 마음을 품었던 것에는 찬물을 끼얹듯 정신을 차리게 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운이 좀 안 따라줬네.
그랬던 생각은,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그동안은 다 운이 좋았던 걸까?
나 진짜 이제 어떻게 하지?
다음에도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실패의 무게에 짓눌리는 기분이 들곤 했다.
...
이렇게 하다 보면 실패 맷집은 강해지는 걸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같은 명언은 아직 체감할 수 없다.
끝내 성공한 뒤에라야 실패도 미화되지 않을까?
'실패'를 쌓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쓰디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