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말고, 그냥

by 소이

남들이 하는 평가에, 남들 시선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들이 평가할 만큼 주목받는 삶, 남들이 시선을 줄 만큼 특별해 보이는 삶이 아니라서 그렇지 않았을까 싶어요.


타인의 시선에 무심한 줄 알았던 것이 착각이었다고 생각한 것은 하는 일들에 애착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인정받고 싶었고, 내가 한 일들에 대해서 뒷 손 안 가고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어쩌면 스스로 평가를 불러들인 건지도 모르겠어요.


질타, 비판보다도 더 무서운 게 무관심이라는 말처럼 아무도 나에게 관심 갖지 않는 것보다 약간씩 흘러드는 타인의 시선은 제법 달콤했어요. 아침에 마시는 커피처럼요. 일상도 활기차게 느껴지고, 좀 더 해낼 수 있는 용기도 주는 것 같고, 나른함도 날려주고요. 하루 한두 잔 커피는 몸에도 좋다는 어떤 이의 주장처럼 약간씩 흘러드는 타인의 시선이 그랬어요.


그런데 커피를 많이 마시면 잠도 안 오고, 가슴도 두근거리고 그러잖아요. 그럼 오늘 마신 커피가 몇 잔인지 세어보고 커피 좀 줄여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타인을 의식하는 마음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럴 때 '커피 좀 줄여야 되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잘 말고, 그냥'이라는 말을 떠올려요.


"나는 전혀 다른 사람들 영향을 받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굳이 이런저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사람들 속에서 섞여 살다 보면 '저 사람처럼 나도 잘해서 인정받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렇게 힘을 주고 오래 버티다 보면 지치고 우울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좋아하게 된 말이 있어요.

"잘하지 말고, 그냥 해"


입으로 중얼거려보면 이상하게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고, 절대 못 할 것 같은 일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생겨요. 그래서 좋아합니다. 혹시 내 일에 의욕을 넘어 힘이 너무 바짝 들어가 있으면 중얼중얼해보세요. "잘하지 말고, 그냥 해" 그러면 어깨 한 번 털고 앞으로 나갈 힘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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