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
크리스찬 히다카 ; 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
~ 2026. 5. 10.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회화의 본질은 기억하기 위한 기록의 의미가 컸다.
<크리스천 히다카> 전은 이미지와 기억에 대해 예술이 건네는 세계의 이해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름이 특이한 작가는 일본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를 두고 있으며 영국에서 공부한 작가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동양과 서양의 역사 속 여러 시간과 공간을 한 화면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여준다.
전시는 미술관 벽에 직접 그린 대형 벽화 작품과 설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굴벽화나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다양한 원근법 기법으로 벽과 바닥 등 공간 전체를 활용해서 펼쳐진다.
서양의 원근법이 보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보고 있다’의 표현이면, 동양은 사물이 내게 ‘보인다’는 관점으로 시각의 주체가 서로 다른 표현을 보여 준다.
벽화의 재료로 템페라, 동양의 석청 안료등과 같은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동양과 서양, 자연과 예술을 하나의 표현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전시 제목 ‘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는 르네상스 시대 영국의 역사가 프란시스 예이츠의 글을 참고해서 지어졌다.
기억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상상이고, 그 무대는 현실이며 우주이기도 한 ‘하늘의 극장’이 된다. 그 상상 속 다양한 연결을 작가는 보여주고 있다.
* 전시 리플릿 참조
첫 전시 이야기를 어느 전시부터 풀어갈까 하다가 개인적으로 동네라 편하고, 무료전시이고, 처음 듣는 작가였지만 독특해서 충분히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이 전시로 선택했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있는 노원은 서울 동북쪽 끝이라 미술관으로 익숙지 않은 동네일 수 있지만, 그래서 붐비지 않아 여유롭게 즐길 수 있고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라 전시내용도 알차다.
북서울 미술관에는 ‘어린이+ 전시’를 한다. 이 카테고리의 전시들은 어린이도 포함하여 모두가 현대미술을 좀 더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전시들이 구성된다. 이 전시도 ‘어린이+ 전시’ 이다. 그동안 몇 번 보았던 ‘어린이+ 전시’는 어린이‘도’ 같이 보면 좋을 전시이고 성인들도 빠져들어 볼 만한 전시들이어서 그 타이틀에 신경 안 쓰고 보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보면, 이질적인 공간, 푸른색이 압도하는 공간이 익숙한 듯 안 익숙한 듯 동서양의 조화가 어울려지는 듯 안 어울리는 듯 묘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상상할 수 있었다.
작품들을 보다 보면 너무 무언갈 많이 담고 있고 그렇게 많이 담은 게 금방 띄어서 작품을 읽으려 하면 지친다.
‘어린이+ 전시’라는 카테고리의 전시 의도처럼 그림들을 회화의 본질로 그냥 익숙한 듯 낯선 그 공간의 이야기 그림책처럼 보고 즐기면 될 거 같다.
그 아치너머로 나도 들어가 보고, 창안에서 비눗방울 불고 있는 소년도 올려다 보고, 왠지 곧 울릴 거 같은 병사의 북소리도 기다려 보고 그리고 마치 그리스의 극장 같은 공간에 들어가 통로 사이로 산수화도 보며 저절로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그대로 읽고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