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207-1. 데일리 루틴

퇴직 프로젝트 성공적

by Mira


휴직


출근하다가 전철역에서 쓰러졌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고 끌어 주다가

정강이가 계단에 쓸렸다.


정신 차리고 보니 다리에 피가 뚝뚝.

아무 일 없는 듯 출근해서 업무를 했다.


그리고 1년 반 정도 지나 휴직.

이제야 겨우, 나에게 스스로

쉬어도 된다고 허락했다.


내 몸과 마음에 미안했다.

휴직을 맞으면서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병원치료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하고 싶은 대로 하자.


미라클 모닝 필요 없고

먹고 자고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돈계산을 1만 번쯤하고 내릴 결정이었다.

이제 돈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


데일리 루틴


어떤 날은 새벽 1시에 깨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새벽 3~4시까지 자다 깬다.

출근하지 않으면 알람 없이 실컷 늦잠 잘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잠이 안 오는지.


깨는 시간이 몇 시든

일단 침대에서 나온다.

차를 내리고 책상에 앉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쓴다.

계좌별 리밸런싱도 한다.


어떤 날은 4시간,

집중이 잘 되는 날은 12시간도 앉아 있는다.


더 이상 머리가 가동되지 않을 때는

화분을 들여다본다.


오후에는 동네 산책을 한다.

사진도 찍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병원에도 다녀온다.


저녁에는 간단하게 영어공부를 한다.

너무 많이 까먹어서 한심한 수준이지만

앱으로 공부하는 그 시간이 휴식이기도 하다.


그렇게 2주째.


여전히 불면증으로 잠이 무섭다.

하지만 마음은 태어나 처음으로 평화롭고 명랑하다.

누군가의 지시 없이

내 마음대로 시간을 보내도

충분히 생산적이고 만족스럽다.


드디어 내가 회사의 시간표 없어도

스스로 시간을 다루는 힘이 생겼다.


휴직은 퇴직의 리허설이 되었다.

아, 언제 퇴직해도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문제없겠다.


지난 10년은

나를 조금씩 다듬어온 시간이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이 고요함으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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