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 것만
모닝커피
아침잠에서 깨면 베란다에 앉는다.
어깨에 햇빛을 얹고
커피를 마신다.
이른 아침의 새소리가 반갑다.
아무것도 서두를 필요 없는 아침.
방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이 흐른다.
전에는
아침이
이렇게 조용할 수 있다는 걸 몰랐다.
빵 굽는다
빵 굽는 냄새가 나면
조이가 먼저 달려온다.
의젓한 얼굴로, 가만히 기다린다.
조용하던 고양이도 슬쩍 다가와
말없이 눈빛을 보낸다.
쓸어내려도 쌓이는 것
매일 청소를 해도
바닥에는 늘 쓸어낼 것이 남아 있다.
화분에서 떨어진 흙,
조이가 물고 뜯은 종이의 잔재,
고양이 털,
이름 모를 부스러기들.
로봇청소기를 돌려도
사람의 손이 닿아야 하는 구석은 남는다.
바닥을 닦다가 생각한다.
먼지는 생각과 닮아 있다.
매일 정리해도
다음 날이면 또 다른 것이 쌓인다.
문득 궁금해진다.
로봇청소기는 무슨 생각을 할까.
이 집은
청소를 해도 해도 끝이 없네.
젠장.
가끔은
나도 그렇게 중얼거린다.
생각도 그렇다.
인생도 그렇다.
그러니
한 번에 다 하려고 하지 않기로 한다.
오늘은
오늘 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