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적인 인간의 마음공부
‘명상을 통해 마음을 비워야 삶이 가벼워진다’
그런가?
마음이라는 게 정말 비워지긴 하는 걸까?
나는 명상이 도저히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세속적이고, 계산 빠르고, 현실적인 인간.
가성비와 감가상각에 민감하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1. 현실 인정
현실을 인정한다는 건,
결국 ‘나’라는 인간에 대한 주제파악을 한다는 뜻.
나의 역량, 운, 체력, 간 크기까지.
그 모든 요소를 감안해서 ‘지금 여기’에 있는 나에 대한 인식을 한다.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고.
어설프게 기대하지 않고,
무리하게 욕망하지 않고,
내가 설 수 있는 자리를 받아들이기로 하면
‘발 동동’ 거리 거나
’ 서러움에 눈물이‘
등등의 수식어에서 벗아난다.
(뉴스에서 약자들을 표현하는 수사적 표현을 패러디)
그건 포기가 아니라 중심을 잡는 일이다.
2. 간 사이즈와 전생의 기억
사람들은 강남 집값이 오르면 늘 동요한다.
어쩌지?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지?
나는 그런 고민을 한참 전부터 내려놨다.
그곳은 내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에서 준. ‘똘똘이 한채’에 대한 정책으로 사다리가 아니라 셔터문이 내리고, 그위엔 성벽까지 세워졌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충분하니까.
돈을 버는 건 목적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어디서 벌든, 어떻게 벌든,
결국 내 간이 버틸 수 있는 스트레스의 총량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걸 수많은 시행착오로 배웠다.
그리고 운.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하진 못했어도,
고양이 한 마리쯤은 구했기를 바란다.
그 정도 운이 따라주기를.
생각해 보면
나를 제치고 달려간 행운의 기회는
결국 간 사이즈와 전생의 기억으로 달아났다.
3. TO DO 리스트 체크
가장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은 이럴 때다.
내일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을 마쳤을 때.
작은 일이라도 숙제를 끝내고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말해줄 수 있는 하루.
미루지 않고, 핑계 대지 않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조용히 해야 할 일을 마치는 것.
그때 마음은 묘하게 편해진다.
숙제 다 끝내고 밖에 나가는 아이처럼
가뿐하고 자유롭다.
명상을 통해 경지에 이르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그들의 방식은 고상하고 근사한데 나의 것은 아니다.
나는 나에게 맞는 방법.
1. 현실 인정
2. 간 크기 체크
3. 오늘 할 일 해치우기
조금 덜 고상하고, 조금 더 세속적이지만
꽤 효과가 있다.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면,
그 상태가 오래갈 거 같지?
아니더라, 나는.
또 무언가가 꾸물꾸물 자리를 채우더라.
오히려,
삶의 중심을 제대로 붙잡고 있는 상태에서
불안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배짱도 생기더라.
전생음 몰라도 이생에서
고양이는 많이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