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바닷가 마을 다이어리

혼자라서 좋은 일상

by Mira

내가 꿈꾸는 일상은 되는대로 흘러가는 하루.

누구의 기분이나 속도나 생각에 맞추지 않고 오직 나만의 리듬과 속도로 채워지는 시간을 누리고 싶다.


해가 뜰 때 즈음 잠에서 깨면

고양이들과 아침인사를 하고 콜리를 데리고 바닷가로 산책을 나간다. 텀블러에 진한 커피를 담고 작은 에코백에는 갓 구운 크루아상과 제철 과일을 담는다.


콜리와 나는 바닷가를 거닐다가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아침 도시락을 먹는다.

날씨가 좋으면 수영도 하고,

우리 둘이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서로를 바라보고.


시장을 들러 간단한 야채와 해물을 사서 집으로 돌아간다. 오징어를 데쳐서 채 썰고 양파와 올리브, 오이를 잘라 넣고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소금과 후추로 간단하게 간하고 점심으로 먹는다.


꿀 같은 낮잠도 자고

책도 읽고

화분에 물 주면서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해가 지기 전 2~3시간 동안 글을 쓴다.


늦은 오후에는 단지 안에 있는 휘트니스에 가서 가볍게 운동과 요가를 한다.


저녁에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맥주를 마요네즈와 핫소스를 살짝 친 셀러리와 함께 마신다.

그리고 다음날에 대한 부담이 없는 잠을 잔다.


이런 하루면 충분하다.


가끔 일본 소도시로 훌쩍 여행을 떠난다.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도시를 방문해도 좋겠다. 영화의 분위기를 음미하듯 작은 도시를 또박또박 걷고 온천을 해야지.

잠들 기 전에는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혼자 낄낄대도 좋겠다.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이 갔었던 음식점을 테마로 도쿄 여행을 가도 좋겠다. 흰쌀밥에 함께 먹는 된장국이 기가 막히게 맛있는 식당이나 일본식으로 해석한 프렌치 식당도 좋지.


혼자라서 자유롭고 편안하고.

조금 쓸쓸할지는 몰라도 타인의 기분이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만끽하는 할머니가 되련다.


동해에서 시작해서 남해와 서해안을 돌다가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생이 끝난다면 ‘잘 놀다 간다’는 마음으로 떠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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