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Alone

On Relationships, Light and Slow

by Mira

나는 어려서부터 혼자 잘 노는 아이였다.

종이에 연필 한 자루만 있으면 온 세상을 만들어냈다.

왕자와 공주를 등장시켜 대사를 주고받고,

마치 1인극을 하듯이 혼자만의 무대를 펼쳤다.


혼자 식당에 가거나, 혼자 영화를 보거나, 산책하는 데에도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또래 여자아이들이 화장실을 갈 때마다 짝을 지어 다니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그러는 걸 보고는,

"대체 왜 저렇게까지 붙어 다니는 걸까?"

궁금했던 적도 있다.


누군가와 단짝이 되어도

늘 붙어 다니는 관계는 나에겐 숨 막히는 일이었다.

그래서 혼자인 시간이 오히려 편안했다.

그리고 문득 궁금했다.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에 어떤 표정을 지을까?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방식으로 그 시간을 채워갈까?


혼자의 시간이란,

결국 ‘나’와 만나는 시간이다.


남에게 보이는 내가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나와 마주하는 시간.


요즘은 미니멀한 관계,

가볍고 단단한 연결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혼자 사는 사람도 많아졌고, 혼자 살기 위한 방법을 찾는 영상이나 콘텐츠도 넘쳐난다.

이런 흐름은 어떤 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관계가 적을수록,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많아진다.


혼자 있는 걸 견디지 못해 '누군가'를 찾아다니는 시간, 그건 결국 비용이다.


상대가 서로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힘이 되는 관계라면 그 시간은 가치 있다.


하지만 그저 '시간 때우기'나

심심함을 나누기 위한 관계라면,

서로의 시간과 에너지를 잠식하는 일이 될 수 있다.


타인에 대한 감정에 휘둘릴 때,

사람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된다.


질투, 부러움, 경시, 미움…

이런 감정은 결국,

타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감정이 투사된 것이다.


자신과의 관계가 투명하고 건강할수록,

타인에게 불필요한 감정을 전이하거나

투사하지 않게 된다.

그 사람을 통해 나를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심으로 상대를 알아볼 수 있다.


고독하자는 말이 아니다.

자기와의 견고한 관계를 기본으로 할 때, 누구의 말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나'의 삶이 가능하다.


생각과 감정을 타인에게 지배당하지 않고

스스로 다루어 내는 힘.


이건 단순히 감정적인 성숙함이 아니다.

삶을 다루는 능력이고,

부를 만들어내고, 유지할 수 있는 내공이다.


많은 사람들이 농담처럼 ‘로또’를 기대한다고 말할 때, 같이 웃지만 속으로는 씁쓸하다.

왜냐면 그런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오히려 그들의 부를 가로막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로또에 당첨된 후에도

평범한 삶의 태도를 유지한 사람들만이

그 부를 지켜냈다는 통계가 있다.

일상이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돈도 흘러가지 않았다.


돈이 많으면 욕망을 자제하지 않고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 고생이 끝나면 다 괜찮을 거란 생각,

돈만 많으면 다 해결된다는 믿음은

일종의 신기루다.


욕망은 멈추지 않고,

마음은 통제되지 않으며,

결국 더 큰 공허를 낳을 뿐이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부의 풍요는 다가오지 않는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그 마음을 다룰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다.


혼자인 시간은 멈추어 있는 게 아니다.

고요하지만 강한 시간이고,

밀도 높은 삶의 토대다.


그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자.

그곳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진짜 나를 향해 단단히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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