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Light, Leaving Clear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는 내가 40대부터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퇴직 준비를 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월급 같은 머니트리를 만드는 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고. 경제적인 부분 외도 시간과 인간관계, 자기 자신과의 관계와 자기 돌봄의 의미, 제2의 인생을 살아 볼 도시와 다시 찾아오는 여행에 대한 로망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내가 55세의 나이에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에서의 시간을 즐기고 곧 다가올 퇴직의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월급 같은 머니트리>가 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돈이 엄청 여유로워서가 아니라, 이제는 내 욕망을 적적하게 조절하면서 살아갈 소박한 삶도 감사하기 때
문이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전부라면, 이렇게까지 글로 쏟아내고 싶은 많은 말들이 생기지 않을 거 같다.
퇴직 후의 인생을 생각하고 방향을 갈무리하다 보니, 어떤 노인이 되고 싶고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은 지까지 생각이 이어진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즐기고 누가 뭐라고 하든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없어도 될 거 같은 건 무엇일까?
점점 윤곽을 드러내는 조각상처럼 내 인생도 나의 바람대로 구체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다.
나는 집에 머물려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니까, 우선 집에 대해 얘기해 보자.
나는 집 안 가득 쌓아둔 물건들이 있는 게 싫다.
제대로 사용되지도 않은 채 그저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게 낭비처럼 보인다.
그 물건들이 차지하는 공간은 사실상 '창고'다.
무엇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그 안에 뭐가 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건 소유도, 누림도 아니다.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
그것은 곧 비용이다.
서울 아파트 평당 가격이 얼마인가?
그 물건들이 그런 비용을 치를 가치가 있을까?
젊어서는 내 공간을 예쁘게 꾸미는 것에 온 마음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내가 떠난 후의 공간까지 생각하게 된다.
창고는 없애고, 살림은 컴팩트하게.
가볍게 살고, 깔끔하게 떠나고 싶다.
가끔 상상해 본다.
내가 죽고 난 뒤,
누군가가 내 공간을 정리해야 할 때를.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과
의미 있는 물건만 남은 풍경 속에서
나를 기억하는 장면
반대로
뒤엉킨 물건 더미 속에서
'이걸 어떻게 다 치우지?'라는 한숨과 함께
내 흔적을 바라보는 것.
나는 전자의 모습으로 떠나고 싶다.
나는 믿는다.
’ 내가 쓰는 것만이 내 것이다.‘
그 외의 것들은 다 무용하다.
추억도 내가 살아 있을 때 의미가 있다.
내 기억이 희미해질 그날을 대비해
이제는 디지털로 정리하고 가끔 들여다보다가 싹 정리할 생각이다.
통장에 소박한 장례를 위한 비용만 남기고 다 쓰고 죽는 게 목표인데, 혹시나 돈이 남게 되면 유기동물 보호소에 기부할 것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노욕을 부리기보다는, 떠날 때를 마음에 두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다가 깊은 잠에 혼연히 빠져들듯이 생이 마감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