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이기적인 사람

by 과학자미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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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람이 할 수 있는 행위 중 가장 이기적인 짓, 사랑.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어떤 행동도 용인되고, 그 어떤 행태 또한 용납되며, 그 뭔 짓거리들을 한대도 모두 다 행복만으로만 용서되는 짓, 사랑. 그래서 더 아픈 것 같다. 그렇게 다 해 주면, 그렇게 행복만 주면,



남은 사람은 어떡하라고.



너무니도. 사랑하는데. 그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엄마. 아빠. 누나. 우리 가족들.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를 사랑해준다.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그 어느 날도 멈춤 하지 않고, 오로지 내 일만을 위해준다. 일마다의 보수는 내 입으로. 날마다의 수고는 내 하루로. 나에게만 그 모든 것이 주어진다. 주고 또 주고도 더 주지 못해서 미안하단 나의 가족들에 나는 항상 미안해하곤 한다.



못 해 줘서.



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궂은일조차 다 할 건데. 그 어느 궂은날이라도 더 할 건데. 이것도 저것도, 그 무엇이든 간에 뭐든 다 할 거지만. 그지만. 난 할 수가 없다. 몸소 두 발로 뛰어다닐 수도, 직접 두 귀로 소릴 들을 수도 없는 신체적 장애들을 가진 나에겐, 주어진 일자리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아주 없진 않았다. 몸쓰는 일은 못하더라도 손수 맘쓰는 일. 글쓰기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행위를 할 수 있냐 없냐의 가능 여부었지 글쓸 때라곤 문자 메시지 작성하거나 살아생전 책 한 권조차 제대로 읽어 본 적도 없는지라 뭐 한다고는 해봤대도 결과물은 늘상 한마디로 깟난애기 옹알이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것만 갖곤 가족들 수고로움울 덜어주긴 역부족이었다. 그러기에 더 해야만 했다. 이 책이고, 저 책이고, 예전엔 읽지 않던 책들 한권이라도 더 읽어보고, 그것으로부터 익힌 문장들로 직접 글을 지어보는 나날들이었다. 원체 안 하던 짓을 하는 게 아주 여간만 한 것은 아녔지만, 어떻게 해지게 됐다. 생전 하지 않던 일들도 일부러 하게 되고, 그러다 이제 더는 못 하겠다 할 때조차 여전히도 하게 됐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런 힘이 있었는지에 대한 근거나, 막 이거 해야 한다고 가족들에 부추겨하는 강압적인 사유 또한 없었다. 그냥 내가 그러고 싶었다. 너 이러다 몸 배릴라 그만 좀 하라고, 하라고, 말리는 가족들 말 안 들은 채 이것 쫌만 더 한다고, 한다고, 하는 순 자기중심적인 고집어었다.



그야,







사랑이니까. 그리고,



중심이니까. 그토록,



사랑하니까.



그런 이유로 이유 없이 더 해진다. 몸건강한 평범한 사람들은 손쉽게 할 수 있을 만한 일상적인 생활도 그렇고, 어디를 가고, 사람사람들 만나고, 함께 즐기고 재밌게 노는 자유로운 생활들이 순탄치 만은 않아 마음이 그래져도, 내 하루를 위해주는 엄마, 아빠, 누나, 가슴속에 내 가족들 얼굴 한 번 떠올려보면 어떻게 한 번 더 하게 된다. 가족들은 이만하면 됐다고 말린대도, 됐긴 뭘 돼, 됐어 나 더 할 수 있다며 지금이 어떻든 간에 더욱더 하게 된다. 지금보다 나아지고 싶게 된다. 앞으로,나아가고 싶게 된다. 그야,



덜어주고 싶으니까. 그리고,



더 해주고 싶으니까. 그만큼,



다 해주고 싶으니까.



그러므로 난 오늘을 살아간다. 지금은 덜 된 나라도, 앞으로 더 해 나간다. 맨날을 말 안 들어 못되먹었더라도, 뭐 될 때까지, 내일 또 살아간다. 그렇게,



매일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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