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홀로 8
1.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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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존중이다. 그가 그답게 살게 하는 것이다. 존중은 상대방을‘있는 그대로 보며’, 그의 ‘독특한 개성’을 아는 능력이자, 그가 그 나름대로 스스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라는 관심이다.
어떤 경우에는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위해 기존의 관념(종교적 교리, 신념, 관습)을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아들이 “엄마! 나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좋아요.”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아들을 어떻게 생각할 것 같은가? 아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할 것 같은가? 당신은 아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기에 앞서 분노하고, 아들을 비인간적이고 반사회적인 패륜아라고 단죄하려 들지도 모른다. 때로 사랑에는 강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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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노예와 신사 중 누구와 살고 싶은가? 종과 숙녀 중 누구와 살고 싶은가? 그를 노예로 대하면 노예가 되고, 신사로 대하면 신사가 된다. 그녀를 종으로 대하면 종이 되고, 숙녀로 대하면 숙녀가 된다. 사랑으로 대하면 친구가 되고, 미움으로 대하면 적이 된다. 그를 존중하면 그는 귀한 존재가 된다.
1. 알아야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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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사랑할 수 있다. 그가 누구인지 모르고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그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 때 바르게 사랑할 수 있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호감(好感)이 생겼다는 뜻이다. 호감은 자기중심적인 감정이다. 사랑이 아니다. 호감은 사랑으로 가는 입구일 뿐이다. 상대를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성(自己中心性)을 극복해야 한다. 상대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성을 벗어나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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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람을 온전하게 알게 되는 통로다. 신학의 귀결은 신비주의고 심리학의 귀결은 사랑이다. 신학과 심리학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말이 아닌 실천과 체험으로만 체득된다는 뜻이다.
된장국에 대한 설명만으로 된장국의 맛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맛을 봄으로써 비로소 맛을 알 수 있다. 사랑을 언어로 이해할 수 있을까? 없다. 오로지 실천을 통해서만 온전하게 알 수 있다. 사랑은 사랑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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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그가 다른 존재가 되어 다가온다. 사랑하기 이전에 알던 그의 모습과 사랑한 이후에 알게 된 모습은 다르다. 사랑은 상대를 바르게 아는 길이다. 엄마 노릇을 할 때 엄마가 된다. 친구 노릇을 할 때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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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손길은 친절하고 눈길은 따뜻하다. 말은 향기롭고 마음은 밝고 맑다. 사랑하는 사람은 스스로 꽃이 된다.
1. 사랑은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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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은 진솔해야 한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야 한다. 내면과 표현이 일치해야 한다. 자신의 허물에도 속임이 없어야 한다.
세상에 허물없는 사람은 없다. 사랑 앞에서는 자신의 유한성, 단점, 약점을 인정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작고 작습니다." “나는 낮고 낮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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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속에서 우리는 형제요 자매다. 출산의 고통은 여왕과 촌부를 가리지 않는다.
고통 속에서 여왕과 촌부는 자매다. 서로를 이해하고 연민할 수 있다.
1. 엄마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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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엄마는 “어떤 경우에도 너를 사랑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너는 너이기에 사랑한다.”는 자세를 갖는다. 아이에게 엄마의 품은 낙원이다.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다. 엄마 품에서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라. 엄마의 사랑에 대한 믿음은 태산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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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은 복이고 평화다. 보상이 필요 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아이에게 엄마는 자연이고 대지이며 태양이다.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엄마는 아이의 신이고, 항상 그 뜻을 받들어주고 헌신한다는 점에서 아이는 엄마의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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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큰 과제는 성장한 아들딸을 놓아주는 것이다. 엄마의 간섭이 지나치면 아이는 수동적이고 무력하게 되어 주체성과 현실성을 잃게 된다. 성숙한 엄마는 자녀의 독립을 기뻐한다. 자녀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태도는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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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과 집중은 다르다. 집착은 중독이요 탐욕이다. 집착은 붙들 뿐 놓을 수 없는 마음이다. 사랑은 집중하는 것이다. 붙들거나 내려놓기에 자유자재해야 성숙한 사랑이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자유로워진다. 순수한 사랑은 집착하지 않는다. 때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 더 익어가는 사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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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독립할 때 부모 사랑은 완성된다. 성숙한 부모는 미숙한 자녀가 독립하도록 도와야 한다. 과잉보호는 자제해야 한다. 자녀가 유아적 자기도취에 빠져 자기중심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지 못한다. 마마보이 파파걸 캥거루족 리터루족 (return kangaroo族)으로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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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사랑은 사상 법률 질서 훈련의 세계를 보여 주는 사랑이다. 원칙 준수와 순종을 요구하는 조건적인 사랑이다. 때가 되면 자녀는 무조건적인 부모의 품을 벗어나야 한다. 부모는 자녀가 조건적인 바깥세상에서 적응할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부성(父性)과 모성(母性)은 편의상의 구분일 뿐이다. 여자에게도 부성이 있고, 남자에게도 모성이 있다. 자녀를 보살피는 데는 부성과 모성이 모두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