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머무는 숲, 인제 원대리의 흰 속삭임

하얀 자작나무 사이에서 만난 가장 고요한 순간

by 여담

겨울에는 어쩐지 특정한 장면들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집니다.


그 풍경을 바라보는 동안만큼은 계절이 잠시 멈춘 듯 조용해지고, 온 세상이 쉼표 하나를 꾹 찍어놓은 듯 느껴지기 때문. 강원 인제의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은 바로 그런 곳. 매년 겨울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 숲을 찾아오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걸,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는 순간 바로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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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주변의 소리가 하나씩 사라집니다. 바람 소리마저도 소곤거리듯 가벼워지고, 발밑에 밟히는 눈 소리만 또렷하게 들리는 듯. 그렇게 숲 속으로 한 걸음 들어서면, 새하얗게 뻗은 자작나무들이 기둥처럼 나란히 서서 길을 안내해주는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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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바닥 위로 곧게 솟은 하얀 줄기들이 겹겹이 이어지는 모습은 한 폭의 흑백 사진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색이 거의 사라진 세계이지만, 그 자체로 더 풍부하고 아름답다. 하얀 나무와 하얀 눈이 서로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버리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장면이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로움이 있어 그냥 온몸이 조용해지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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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아도 이상하게 북적임이 크게 느껴지지 않다. 숲이 넓고 길이 다양해 사진을 담을 때도 큰 방해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기척들마저 이 겨울 풍경을 더 ‘살아있는 공간’으로 느끼게 해줘서 좋았다. 마치 이 숲이 우리 모두를 잠시 품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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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을 천천히 걸으며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지나온 길이 은색 실처럼 반짝이며 이어져 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빛에 따라 풍경의 결이 바뀌기도 하고,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어딘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겨울 특유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그런 순간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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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숲의 깊은 곳에 도착했을 때, 자작나무들이 가장 촘촘하게 모여 있는 지점이 있다. 나무 한 그루, 두 그루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수백 그루가 모여 만들어내는 질감과 리듬이 주는 웅장함. 이 겨울 풍경이 이렇게까지 ‘고요한 화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곳은 사진으로 남기기 참 좋은 숲. 원대리 자작나무 숲이 매년 겨울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이유가 단순히 예뻐서가 아니라, 풍경 자체가 이미 하나의 완성된 장면 같기 때문인 것 같다. 카메라를 어디로 향하든 특별한 보정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림이 된다는 건, 여행자에게 큰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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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인플루언서 @dewlo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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