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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성장을 견인하는 세 가지 축

꾸준히 성장하려면 필요한 3가지

by 정성균

보이지 않는 땅에서 자라는 시간


성장은 해저의 지각 변동과 같다. 수면 위는 잔잔하나, 심해에서는 거대한 압력과 열이 하나의 판을 다른 판 밑으로 밀어 넣는다. 그 느리고 육중한 움직임은 누구의 눈에도 포착되지 않는다. 수백만 년이 흐른 뒤에야, 낯선 군도가 고개를 들고 대륙의 해안선이 비로소 바뀐다. 우리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도 그러하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의 표면 아래, 고요와 권태, 미세한 떨림이 압력을 가하며 자신을 조용히 깎아내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달라졌다는 감각은 갑작스러운 도약의 결과가 아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지나온 수많은 날의 퇴적층이 임계 고도를 넘었을 때, 우리는 자신이 다른 차원의 풍경 속에 서 있음을 알아차릴 뿐이다. 변화는 소리 없이 찾아와, 지나온 시간을 증명한다. 지금 당신의 시간에는 어떤 종류의 침식이 흐르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내면의 땅을 일구며 꾸준히 나아가기 위해, 우리에게는 세 개의 육중한 닻이 필요하다. 기록, 반복, 그리고 성찰이다. 이 세 가지는 거친 파도 속에서 존재의 배가 전복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붙드는 최소한의 무게 추다.



내면의 지층을 파내는 기록


우리는 대부분의 장면을 기억 속으로 흘려보낸다. 의식의 표면을 스치고 사라지는 감각과 생각 들을 단어로 붙드는 행위는, 오래전 파도에 씻겨 형체를 잃은 유물을 모래 속에서 가만히 발굴해 내는 고고학자의 손길을 닮았다. 매일의 기록은 흩어지는 자아의 파편을 한 곳에 그러모아 ‘나’라는 존재의 연속성을 부여하는 작은 의식이다. 오늘의 얇은 한 겹은 먼지처럼 보일지라도, 훗날 내면의 지질학자가 탐사할 화석층의 일부가 된다.


기록은 우수한 표본을 수집하는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던 패턴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음파 탐지에 가깝다. 성공의 조각들이 결과의 화려함을 비춘다면, 실패하고 흔들렸던 조각들은 구조의 취약성을 비춘다. 그 균열의 시작과 끝, 깊이와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다음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보강 지점이 보인다. 문장이 한 줄 뿐이어도 좋다. 단어 하나, 감정의 이름 하나를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행위 자체가 흩어지는 의식에 박는 희미한 좌표이기 때문이다. 그 꾸준함이 퇴적층을 만들고, 시간의 압력 속에서 단단한 암반으로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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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마음의 결을, 책 속 문장과 함께 조용히 전합니다. 스친 만남이 믿음으로 이어져 각자의 하루에 힘을 더하는 장면들을 담담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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