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와 관계를 지키는 소박한 태도에 대하여
한 사람의 생은 때로 풀리지 않는 실의 뭉치로 다가온다. 눈앞의 일 하나에 수많은 얼굴이 겹쳐 있고, 마음의 흐름은 여러 갈래로 얽혀든다. 한쪽 가닥을 조심스럽게 당기면 다른 쪽 올이 더 단단히 조여드는 일이 잦다. 이 거대한 얽힘 앞에서 인간은 오랫동안 길을 찾으려 했다. 철학은 높고 단단한 탑을 쌓아 그 근원을 들여다보려 했고, 종교는 고요한 체계를 세워 존재의 무게를 나누어지려 했다. 과학은 흩어진 것들 속에서 빛나는 질서를 발견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드러난 풍경은 의외로 조용했다. 우리의 하루를 묵묵히 떠받치는 힘은 현란한 이론의 집이 아니라, 가장 근원적인 질문과 작은 태도에 깃들어 있었다.
동양의 옛 책들은 그 길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해 왔다. 노자는 『도덕경』의 한 장에서 이렇게 적었다.
사람은 땅을 따르고, 땅은 하늘을 따르고, 하늘은 도를 따르며, 도는 스스로 그러함을 따른다(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수많은 갈래의 해석을 낳은 이 구절의 뿌리는 하나로 모인다. 억지로 꾸미지 않는 자세, 흐르는 물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마음이다. 삶을 완벽히 통제하려는 시도가 되려 더 깊은 혼란을 낳는다는 사실을 오래된 지혜는 일깨운다. 있는 그대로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일이 가장 높은 차원의 앎이라고 말한다.
서양에서도 비슷한 통찰의 빛이 스며 나왔다.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간결함이 곧 궁극의 정교함이다(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라는 문장을 남겼다. 그는 인체의 신비부터 기계의 구조, 회화와 건축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을 탐험한 끝에, 가장 정교한 것의 핵이 지극한 간결함 속에 있음을 발견했다. 복잡해 보이는 장치를 움직이는 동력은 놀랍도록 투명한 원리에 있었다. 인생 또한 다르지 않다. 우리는 수많은 욕망과 불안으로 스스로의 길을 얽어매지만, 결국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가장 맑은 원리 안에 고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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