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대개는 머리로 따지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인다. 타인의 아픔을 내 일처럼 느끼는 깊은 공감, 그리고 서로 돕고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연대감이 우리 안에 본능처럼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익과 손해를 저울질하는 계산보다, 그저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는 순수한 선의가 언제나 앞선다. 그렇게 기꺼이 손을 내밀고 나면,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뿌듯함이 차오른다.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조용히 밀려온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뒤, 감정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있다. 할 만큼 한 것 같은데도 왜 마음 한구석이 개운하지 않을까. 말로 뚜렷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묵직한 기운은 사라지지 않고 주위를 맴돈다. 나는 그 이유를 오래도록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내가 건넨 손길이 상대를 제 힘으로 다시 일어서게 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잠시 내게 기대게 만든 것인지 분명하게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돕는다는 것은 단 한 번의 행동으로 매듭지어지지 않는다. 그 뒤에 남는 여운은 나의 노력이 진정 상대를 위한 길이었는지 천천히 되짚어보게 한다.
누군가를 돕다 보면 상대의 선택과 짐까지 대신 짊어지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렇게 하면 당장은 헝클어진 상황에 볕이 드는 것처럼 매끄럽게 정리된 듯 보인다. 상대의 미간에 맺혀 있던 팽팽한 긴장이 느슨하게 풀리고 표정도 한결 편안해지니, 주변에서 들려오는 애썼다는 칭찬은 손을 내민 이의 마음조차 안심시키고 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스스로 결정해야 할 순간은 반드시 다시 찾아오며, 그때 사람은 자기 자리에서 다시 멈춰 서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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