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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에서 찾은 나만의 자유

크루즈 여행이 일깨운 새로운 삶의 방식

by 스칼렛

두 번의 크루즈 여행은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여행을 중심으로 나의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크루즈 여행에서 일부 사람들은


'지루하다'

'할 게 없다'

라는 말을 하곤 한다.


기항지 투어에서는 땅을 밟으며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들을 듣기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파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에게 크루즈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식사 이외의 시간에 즐길 거리를 찾지 못하는 분들에게 크루즈 여행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크루즈에서 만난 많은 서양인들은 수영장 데크에서 책을 읽거나 선탠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젊은이부터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까지, 이러한 여유로운 모습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었다.

우리 한국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에, 나는 그들의 여유를 선망하곤 했다.


최근 몇 년간 책 읽기가 습관이 되면서, 여행을 갈 때 항상 2~3권의 책을 챙겨 다니게 되었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여행도 물론 즐겁지만, 언제나 나와 함께하는 책은 나의 루틴을 안정시켜 준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이번 여행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며 가방을 꾸리는 즐거움이란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이다.


지난 발리 여행에서는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과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가져갔다.

여행 중 『자기 관리론』은 왠지 모르게 여행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주었고, 책의 딱딱함이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다. 반면, 『파리대왕』은 느슨했던 내 기분을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사로잡아 주었다.

여행 속 긴 여유로운 시간에는 자기 관리나 자기 계발 서적보다는 상상력이 풍부한 이야기가 더 끌림을 줬다.


이번 발리행 크루즈는 총 8일간 진행되었는데, 앞뒤로 2일씩 크루징데이가 포함되어 있었다. 배 안에서 보내는 4일 동안 충분히 크루즈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고, 이 자유로운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했다.



수영장 소파베드에서 책을 읽거나, 씨플렉스에서 남편과 탁구를 치고, 쇼핑몰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대별로 다양한 게임과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었고, 이렇게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삶을 계속 이어간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도 하며 그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이런 즐거움과 더불어 디지털 노마드로서 일도 하고 여행도 즐기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가득하다. 하지만, 일단 해보기로 마음먹었으니 그냥 도전해 볼 생각이다.

이 시간이 나에게 어떤 성장과 결론을 가져다줄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며 그 시간을 만들어가는 여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 주 대만 여행은 벌써부터 기대감이 가득하다.

여행 출발 5일 전, 설레는 마음으로 이 소감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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