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의 '어디든지 문'이 현실에 있다면

by 스칼렛

도라에몽의 어디든지 문이 현실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어느 정도 자기만의 가치관이 생기고, 성인이 되면 ‘선택’이라는 순간을 매 순간순간 마주한다. 나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어떤 선택으로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나의 현재는 미래를 만들고, 나의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하루라는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할지'에 대한 선택은 그래도 자유롭다.


운동을 할지 말지

공부를 할지 말지

밥을 먹을지 말지

잠을 잘지 말지

그 시간, 그 순간의 선택에 의해 나의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러면 공간의 선택은 어떨까.


국내라면 공간의 선택은 비교적 쉽게 이루어진다. 버스를 타고 춘천에 갈 수도 있고, KTX를 타고 부산에 갈 수도 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갈 수 있고, 배를 타고 울릉도도 갈 수 있다. 하지만, 국외의 공간 선택은 어떨까. 물론 비용과 시간의 제약이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대부분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고 싶다고 내일 당장 미국을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이 있다고 모든 공간을 쉽게 이동할 수도 없다. 돈과 시간, 이 두 가지 현실적인 제약은 공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는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 즐겨봤던 도라에몽 애니메이션은 정말 놀라운 발명품을 만들어 냈다. 도라에몽의 ’ 어디든지 문‘으로 내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 문만 열면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했다. 어린이 만화를 보며 나 또한 '저런 문이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런 문이 있다면 난 어디를 가고 싶은 걸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물론 과거나 미래를 보고 싶은 허황된 꿈도 꾸어보지만, 현실적인 선택으로 돌아와,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와 장소를 가 보고 싶다. 사실 이런 곳은 도라에몽의 ‘어디든지 문’이 아니더라도 비행기만 타면 갈 수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이동이 간편한 '어디든지 문'이 있다면, 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이탈리아 건축물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 '플란다스의 개'로 유명한 풍차의 나라, 그림 같은 집들이 있는 네덜란드도 가고 싶다. '가성비 스위스'로 불리는 고사우 호수와 할슈타트 호수가 있는 오스트리아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외에도 프랑스 파리, 스페인, 독일, 그리스 등 셀 수 없이 많은 곳이 나를 부른다.


유럽을 먼저 경험한 모든 이들이 감탄하는 유럽의 건축물이 정말 보고 싶다. 비행기 가격이 동남아시아보다 5배가 비싸고, 호텔 숙박료가 베트남의 10배가 비싸고, 음식값이 살인적인 가격이지만, 정말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올해 가을 헝가리에 교환학생으로 간 딸이 보내온 네덜란드, 벨기에, 체코,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의 건축물과 거리는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을 발하고 있었다. '어떻게 저런 건물이 가능하지' 하며 혼잣말을 되뇌었다. 아시아 국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건축물의 실루엣은 나로 하여금 유럽으로 오라고 한다.


나에게 도라에몽의 '어디든지 문'은 없지만, 내년엔 나의 '시간의 문'을 열고, 유럽이라는 공간으로 들어가 보려고 한다. 그 시간의 문이 언제 열릴지는 아직 정확하게 계획되어 있진 않지만, 가을 어느쯤에 그 시간의 문을 열고, 그 공간에서 나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내 소중한 시간을 내가 원하는 공간에서 보내는 행운이 항상 내 곁에 있기를.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도 행운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네덜란드 잔담(Zaandam 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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