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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도시인 조수일 Sep 20. 2022

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세 달 살기

-아직 시골 , 산골 인심은 후한 햇살 같아요

아침 산책을 가려고 밖으로 나갔더니 옆방 선생님이 검정 비닐봉지를 테이블에 툭  내려놓으시며 산책을 갔다 오는데 어느 주민 어르신이 오라고 해 해 먹으라며 주셨다고 얼갈이 열무를 툭,  내려놓으셨다  정말 부드러운 열무 얼갈이였다

우린 잘 받아오셨다고 하며 그 얼갈이로 또 맛있는 반찬을 해서 먹자며 웃고들 있었다

벌써 몇 번째이다  어느 날 은 주민이 주셨다며 고구마순을 한단이나 받아 오기도 했고  부추를  또 엄청 받아와 겉절이를 해먹기도 했다 아무리 인심이 야박해진 세상이라고 해도 일면식 없는 도회지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보고 불러 세워 기다렸다는 듯 가서 해 먹으라며 갖가지 푸성귀를 주신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어 우린 숙연해지기도 했다 우린 그날 얼갈이를 다듬어 데쳐 시금치나물처럼 맛있는 나물을 해서  각 방마다 나누어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마음까지 너그러워지고 푼 근해진 저녁 끼니였다 길가에 떨어진 밤도 줍지 말고 고추 하나도 깻잎 하나도 땀 흘려 키우신 것이니 손대지 말라던 회장님의 우려가 기우였음이 증명이 된 순간이기도 했다

우리의 시골과 산골 인심은 아직도 따스한 햇살처럼  세상 한 구석을 비추고 있는 게 분명했다 나는 친구들에게 너무 양구  두무산촌이  좋아 눌러 살까 봐 걱정이다는 카톡을 보냈다

정겨운 산골이다  감동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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