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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도시인 조수일 Sep 24. 2022

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세 달 살기 체험기

- 아,  요정 같은 빨간 집 사모님,  

아침 공복에 동네 산책을 하고 산길을 내려오는데 까만 차가 멈추더니 유리창이 내려지면서 산책하세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산 위  요정 같은 빨간 집 사모님이셨다  반갑게 인사를 하며 며칠 전 울 옆방 선생님께 보내 주신 부추도 맛있게 김치 담가 먹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음식 솜씨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고도 하셨다 나는  한번 놀러 갈게요라고 했다 십여 일 전  산책을 하다 예쁜 꽃이 피어 있어 사진을 찍으며  따라갔는데 예쁜 빨간 집이었다 주인인 듯 보이는 사모님이 반겨 맞으며 들어오라고 하셔 집도 구경하며 차도 얻어먹고 온 적이 있는 사모님이셨다  집도 직접 설계까지 하신 참 이쁜 집이었다 살려고 천식이 있는 사모님을 위해 남편이 땅을 사서 집을 지었는데 그만 돌아가셨다고 했다  산중의 생활이 무섭지 않냐고 물었던 것 같다 그 심했던 천식이 말끔히 나았다고도 하셨다 눈에 보이진 않으나 날마다 숨 쉬는 공기가 그리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넓은 테라스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낮이면 고라니가 산에서 내려와 테라스를 걸어 다니곤 했다고 하셨다  비닐하우스를 한동 지어 놓고 고추며 마늘 상추까지 모든 것을 일절 자급자족한다고도 하셨다 일면식 없었던 우리에게 밭으로 가시더니 고구마순을 한 다발이나 따서 주시며 소금물에 담가 벗겨 요리해 먹으라고 하셨었다  인심 후한 손길이셨다 그날 저녁 우린 고구마순을 데쳐 된장무침을 해서 맛있게 나눠 먹었었다  선 중턱 로망이던 어쩌면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살고 있음 직하더 예쁜 빨간 집,  내일쯤 내가 잘하는 갈치조림을 해서 내 시집을 들고 사모님을 찾아가 뵈리라고 계획을 했다  산촌 살기 와서 만난 고마운 인연이기도 하다 고라니가 내려와 걸어 다니기도 했다는 예쁜 어쩌면 나의 로망이기도 하는 빨간 집,  사방에 꽃들이 피어있는 집, 내내 건강하시기를 빌어본다  기다려지는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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