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입학했다.
다른 친구들은 자취방을 구하느라 애썼지만, 나는 언니와 함께 있으면 되었다.
언니가 자취하고 있는 집 마당은 블럭으로 깔아져 있었고, 텃밭이 있었다.
우리방 옆에는 큰 은행나무가 있고, 창밖으로 내다보였다.
봄이면 진달래가 피고, 여름이면 함박꽃이 이뻤다.
가을되면 노란 은행잎과 은행알이 떨어졌다.
고등학교 때 보호자는 언니인 셈이었다. 3년 내내 나를 챙겼다.
셋째 언니는 언니들 중 나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읍내로 유학을 나왔기 때문에, 먼저 집을 떠나 직장생활을 하던 언니와 자연스럽게 같이 있게 됐다.
자취방은 희망5리 3반 123번지 였다.
안집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분이 살고계셨다.
문간방은 군청에 다니는 오빠 친구가 있었고,
별채에는 명자언니네와 신혼부부가 살고 있었다.
한지붕 5가족이었다.
나중에 내 친구 미선이도 안방 옆에 있는 작은 방에 잠시 살아었다.
언니는 몇 년 째 그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많이 챙겨주셨던 것 같다.
자취집 앞에는 빵공장이 있었는데, 일찍 하교하는 토요일에는 빵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언니에 대한 처음 기억은 큰마루에서 동생들 공부를 가르쳐 주던 기억이다.
둘째 오빠는 꽤 어려운 문제를 풀고 있었는지, 잘 못했던 것 같고,
나는 산수를 가르쳐 주었는데, 꽤나 하기 싫어했던 것 같다.
두번 째 기억은 엄마가 고등학교 졸업식에 다녀 온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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