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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69년생 01화

죽음

by 김귀자


사무실 창문 너머로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바라본다.

강만 건너면 지척인데, 마음놓고 갈 수가 없다.

엄마는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들판의 씀바귀 꽃처럼 작은 소녀일 때 시집왔다고 한다.

그 여리고 작은 18세에 시집와서는 내 엄마로 강단 있게 살아주셨다.

올해 12월은 너무도 슬프다.

엄마의 죽음이 가까이 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85년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지만,

지금은 그 긴 세월이 무색하게 콧줄에 의지해 호흡을 이어 가고 있다.

엄마는 연명하는 삶을 원하지 않으셨다.


엄마는 청각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결혼해 6남매를 낳고 키우셨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엄마는 억척스럽게 온몸으로 살아내셨다.

그런데 지금은 병원 침대에 누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엄마가 소천하셨다.

기다리던 전화도 아니었는데, 반사적으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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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 듣기만 해도 설레는 이름이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다. 한 줄이라도 좋다. 읽어 주는 분의 삶에 감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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