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언니는 19살에 시집을 갔다.
나는 그때 다섯 살이었다고 한다. 시집가기 전까지 언니가 나를 많이 돌봐주었다고 한다.
큰언니 말로는 둘째 언니는 차져 빠져서, 할아버지가 담뱃대로 머리를 때려도 도망할 줄을 모르고, 아버지가 목을 매도 쫓아 가는 법이 없다고 했다.
아버지는 목을 잘 매셨다. 안방 천장 밑에 메주를 매달기 위해 건너지른 나무에도 목을 매고, 집 뒤에 있는 오래된 밤나무에도 목을 매고, 우리 앞산 잣나무에도 목을 맸다고 했다.
큰 언니는 그런 아버지를 따라다니느라 발에 동상도 걸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는 술이 가장 무서운 적이었다.
아버지는 술에 사로잡힌 듯했다.
메주를 매달기 위해 벽에 건너지른 나무에 매달려 벽에 착 붙어 있으면,
옆집 아저씨와 언니가 함께 말려도 아버지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언니는 늘 이런 아버지를 말리느라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술을 먹으면 힘이 더 세지는 아버지가 무서웠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그런 아버지를 욕하고 때리는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엄마도 때리셨다.
담뱃대로 머리를 맞고 피가 흐르는 엄마를 볼 때면,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마음이 찢어졌다.
할머니도 힘든 삶을 살았다.
할아버지에게 떠밀려 다리가 부러진 채로 사시다가 생을 마감하셨다.
할아버지는 노년에 동창이 나서 고통스러웠지만, 선교사가 입으로 고름을 빨아낸 후로 치유되셨다고 했다.
그 후로 할머니는 하나님을 만나셨고, 교회를 다니셨다.
할아버지는 보리쌀 한 말을 시작으로 이 집터를 마련하셨고, 전답과 산도 샀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