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

by 석현준

어쩌면 신은 공평히 우리를 분배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내게는 악을, 당신에겐 선을 이런 우리가 만났으니 얼마나 웃길까요?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러 우리를 하나로 모은 신의 장난 일지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꼭 꿈만 같아서 어리석은 선택을 하곤 합니다. 서로에게 모진 말로 상처를 준 후에도 자존심을 내세우는 나를 보니 많이 힘들었겠어요. 당신은

당신을 위하는척하는 위선자
탐스럽게 보이는 선악과
세상 탓하면서 나만을 말하던 썩어버린 양심

모두 내 것이었습니다. 이곳저곳을 찾으며 그 악취를 없애려 노력했지만 악취의 원인이 나인 줄은 상상도 못했죠. 그래서 우리의 결말이 이러한 걸까요?

신은 당신의 편이었을까요? 나의 편이었다면 지금 웃고 있진 않았겠죠. 아직도 자기 생각만 하고 다른 곳으로 탓을 돌리는 나를 보기 역겹나요?

사랑하면 닮는다 했지만 이런 내 모습을 닮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밤잠 속에 내가 찾아와도 살갑게 대해주지 마세요. 무정하게 차갑게 벼랑 끝으로 밀어내 더 이상 침범하지 못하게 만드세요. 어쩌면 나만 당신을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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