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옵니다.
당신이 그리워옵니다.
너울너울 떠난 님은 아직도 날 기억할까요?
결국 잊지 못하겠다 말씀하시고 떠난 님은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나요? 모든 걸 날 위해 잊은 님은 어떻게 떠올릴까요? 무엇도 아닌 감정은 어떻게 감출 수 있을까요?
님을 닮은 사람을 볼 때면 가슴이 뚝 떨어지는듯한데,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어떻게 살아갈까요?
님은 날 사랑했나요?
하는 수없이 날 사랑했나요?
내게 모든 비밀을 풀어놓으며 웃어 보인 님은 누구였을까요?
나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당신이 내게 웃으며 하던 말들을 마지못해 기억합니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를 못해서 창백한 얼굴의 당신께 큰 짐을 준 건 아닌지 매번 걱정입니다.
당신을 오늘도 사랑했습니다.
비가 오던 날에도 우산 밖의 젖은 옷자락이 눈에 익습니다.
어제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구름이 낀 하늘에 별을 보겠다고 낑낑거리는 당신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어요.
내일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모든 것을 안고만 있던 당신이 내게 남기고 간 건 큰 시련이 아니었습니다. 작은 이름 그것 하나였습니다.
당신의 이름 석 자를 남기지 못한고 당신을 닮은 새로운 이름을 세상에 남기고 내게서 떠났습니다. 그걸 늦게 알아버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너무 떠나버린 당신을 붙잡으려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고 싶습니다. 찬란한 허무만 남긴 이 세상이 무너졌습니다.
어두워진 세상에 불을 비춰주던 당신이 사라진 세상은 이렇게 어두웠을까요?
아니면 한번 불을 보았던 내 눈이 밝아진 것에 적응해 버린 걸까요?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남긴 이름을 위해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