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나의 이야기는 너로부터 시작됐고 너로 끝났다. 나의 작은 청춘도 낭만의 시작도 언제나 너로 시작했다. 하얀 눈은 언제나 내겐 과분할 만큼의 너를 보여주었다. 아마 너무도 잔혹하기도 했고 그것들은 그저 사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언제나 잔잔한 파도처럼 그저 조용히 살아남아 평범한 삶을 꿈꾸고 있는 모습만은 너와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을 했고 그런 날 알아버린 넌 그 어설픈 모습마저도 좋게 품어주었다. 아마 품어주었던 것이겠지?
우리는 그저 잔잔하게 살았다. 우리가 서롤 아는 그대로 모든 것들이 잔잔했다. 파도처럼 잠깐 엄청나게 휘몰아치진 못했지만 그저 잔잔하게 널 사랑했고 너도 날 사랑했을 거다. 파도는 언제나 사라지고 그럼 남은 것은 조금의 여운이니까. 언젠가부터 아니 널 만난 후부터 난 낙하 하고 있었다. 아마 너에게 치여서 떨어지기 시작한 걸까 아니면 그저 내가 나를 밀어 내버렸던 걸까. 이유는 불분명했고 하지만 나는 내 안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살기 위해서 온 힘을 다했다. 겨우 벼랑 끝에 매달려있었다.
나는 사랑이란 단어 뒤에 숨어서 날 엄청난 사람인 것처럼 나를 치세웠지만 사실 난 내가 살기 위해서 온몸에 힘을 주고 팔의 핏줄이 붉어져라 그저 벼랑에 매달려있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열등감 덩어리였다.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엄청난 사랑도 품을 수 없었다.
널 품을 만큼의 아량조차도 없었고 나는 그저 네게 사랑을 나누어 주는 척했지. 내가 사랑하던 것들은 내 진심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은 오늘은 네 탓으로 하기로 했다. 피범벅이 되어버린 날 위해 네가 작은 배려를 베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