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뜨거운 여름인가요?
-네, 아직도 뜨겁네요.
눈이 시릴 만큼 태양이 활활 타오르고 있나요?
-네, 자신을 찾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노란빛을 띠며 쨍하게 떠있습니다.
그럼 됐습니다, 이제야 살아갈 힘이 나겠네요.
눈이 아려오는 레몬향에 눈물이 찔끔 나오더라도 괜찮을 거야. 내 손 안에서 차갑게 얼어붙던 얼음도 결국 여름에 못 이겨 녹아내리겠지. 언젠가의 끝으로 달려가는 여름의 정기를 가득 담은 채 너를 살짝 남겨둬. 사진 속에 찡긋 웃고 있는 네 여름도 상쾌하게 남길 바라면서.
이글거리며 끓어오르는 땅바닥이 식지 않기를, 뜨거운 바람이 윙윙 나오는 실외기가 꺼지지 않기를 바라며 매일 밤 잠에 들곤 해. 이런 여름이 끝나는 것이 무서워서. 춥고 혼자인 겨울은 싫어서 매일 밤 기도하곤 해. 나의 사랑도 어느 여름밤처럼 달콤하게 익어가기를. 그래서 한입 베어 물면 과즙이 팡하고 터져 나오기를. 그리고 그것들이 그치지 않기를.
여름은 말이야 탄산이 피어오르는 레몬맛 소다수 같아. 병 속에 갇혀서 잔잔히 끓어오르는 탄산이 가득 담긴 소다수 말이야. 너에게도 시원하고 경쾌한 소다수 같은 여름이 있기를 바라. 이따금 탄산이 가득 차 오르면 소다수가 병 밖으로 흘러나와 손을 적시고 팔을 타고 흘러내려와. 옷가지를 살짝 적셔오고 그 향이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녀. 내게도 너라는 여름이 한층 더 깊이 젖어들길 원해.
우리의 여름은 아련했던 만큼 풋풋할 테니까.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욱 아파와도 너무 낙심하지는 마. 아직은 우리가 미성숙하기에 조금씩 아프게 찌르는 것뿐이니까. 잠시 눈물짓다 보면 어느새 사라져 버릴 거야. 한낮의 꿈처럼 저 멀리 어딘가로 날아가고 있겠지. 그러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웃으면 돼, 온 세상을 가진 듯 활짝 웃으면 돼.
새파란 하늘에 비춰본 액체는 여름에 걸맞게 찰랑거리고 푸른색으로 물들어가지. 그리고 병 속에서 흘러나온 빛은 여러 갈래로 나눠져 무지개를 만들어낼 거야. 아스라이듯이 눈부신 여름을 보면서 중얼거리는 내 말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우길 바라는 내 맘이야.
"이제 꿈을 꿀 수 있어, 너와 함께라면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