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와서

by 유연


어디서 날아왔는지, 지독한 바이러스가 나와 친구 하고 싶었나보다.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아님, 내가 그렇게 사랑스럽고 이쁜가?

아마도 나에게 면역력 떨어졌다고 신호를 주는 건가 본데,

그래도 나는 싫다. 네가 다정한 친구인 척, 살며시 나에게 찾아와

나를 괴롭히려고 해서, 나는 너를 훌훌 빨리 털어 버리고 싶다.


네가 와서 슬프다.

나의 행복은, 너 없는 세상에서 가장 건강했던 때가 제일 행복했거든,

너를 이길 수가 없다.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고, 매사에 의욕과 의지도 없고,

시름시름 앓다가, 약기운에 잠만 잔다.


남편이 미웠다. 이런 나를 몰라주며 자기도 힘들다고 한다.

나만 힘든 줄 알고, 남편을 원망하며 슬퍼서 눈물이 나고 괴로웠다.

지독한 A형 독감이 나를 힘들게 하더니,

나도 모르게 내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내 짝꿍 남편에게

슬그머니 다가와서 옆구리 콕콕 찔러 친구 하자고 꼬득 였나보다.


네가 정말 정말 미웠다.

우리 남편까지 꼬득이다니! 남편과 같이 병원을 나서는데 둘다 다리가 후들려

걷지도 못하게 농락을 한다.


가깝던 동네병원이 멀기도 하다.

사람이 많아서 기다리기도 힘겨웠다. 겨우 엉덩이 주사와 약을 먹었는데도

지독한 너는 끝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열도 없는데 남편은 계속 머리가 아프다고 하고,

근육통에 시달리는 나는 견딜 수 가 없어서 죽을 것만 같았다. 며칠 후에 다시 병원에 의존....

둘이서 나란히 누워서 수액을 맞고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3주 이상을 바이러스 친구에게, 갖은 횡포와 따돌림, 왕따, 농락에 시달리며 외출도 못하는 집돌이, 집순이가 되어 쾡한 눈동자......

굽은 허리는 누가 펴 주나요? 남편과 나를 좀 일으켜 주세요!!


아픔, 슬픔, 괴로움도 점점 사라졌다.

저절로 노래도 나온다. 현역 가왕에 빠져본다.

수필, 켈리 그라피 등록 날짜도 잊고 있었는데 오늘은 정신을 차리자.

2차 등록 날!! 바이러스 미운 너지만, 나와 남편은 결국 네가 살려 주었네!!

고맙고 고맙구나!! 그래도 너는 결코 나의 아니 우리의 친구가 아니야!!.....

다시는 우리 곁에 오지 말거라!!


다정스럽고 생기있고 활력이 넘치시는

우리 수필 반 선생님들이 진짜 찐 친구거든!!

보고싶고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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