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꿈이 꿈으로 끝날지라도
꿈을 꾸자.
그 끝 어딜지라도 무슨 상관이랴.
새로운 꿈을 꾸자.
내일을 향한 꿈으로 힘차게 오늘을 박차고 나아가리라.
꿈을 꾼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요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일에 지쳐 힘이 들수록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반드시 그 꿈을 이루어내겠다고 오늘 다시 다짐합니다.
건물주가 되겠다는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출근길 버스에서 내리면 바라다보이는 멋진 건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 높지 않고 옆으로 넓은 건물인데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아침마다 바라보며 꿈을 키워가던 어느 날 갑자기 그 녀석이 덜컥하고 매물로 나왔더군요. 가격이 얼마나 갈까? 몇 십억, 백억 이상? 그런 건물을 가져본 적이 없으니 가격을 알 리가 없습니다. 제 능력으로 가질 수 없지만 갖고 싶습니다. 저 건물의 건물주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또 생각합니다.
'방법이 없을까? 있다. 그 건물의 건물주를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지금처럼 열심히 사는 것이다. 물론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생각을 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늦었지만 절대로 늦지 않았다. 시간은 내 편이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실행하여 나가자. 꿈을 이루자. 꿈은 이루어진다.'
시간이 흘렀고 건물주가 되겠다는 그 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니 궁리하고 또 궁리할 것입니다. 늙어 흙에 묻혀 꿈이 사라지거나 그전에 건물주가 되거나.
장사를 사업으로 키우는 꿈도 있지요.
그냥 작은 장사에서 멈추지 말고 식당을 키우는 꿈을 꿉니다. 몸을 놀려 돈을 버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의 이 작은 식당을 위해 불철주야로 집중하다 보면 저절로 식당이 번성해서 큰 사업으로 이어질까 반문도 해봅니다.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식당에 대해 초능력자가 말합니다. 큰 애 생일을 기념하여 찾았던 포천의 예약제 카페와 같은 레스토랑을 해보고 싶다는...
입지는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어디 즈음의 한적하고 풍경 좋은 곳으로 우리의 거주지를 겸한 곳이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장사를 벗어나 사업으로 판을 키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 꿈은 그저 꿈에 머물렀습니다. 저라는 사람, 무모한 도전에는 일가견이 있는데.... 아쉽습니다. 돈에 목매지 말라는 하늘의 뜻일 수도 있고, 사서 고생하지 말라는 배려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또다시 새로운 꿈을 꾸었습니다.
초능력자가 오늘도낙지의 2호점이 될지도 모르는 점포를 보고 왔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처지에서 창업을 했듯이 또다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2호점을 꿈꾼 것입니다. 모든 것을 떠나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변화하고 발전하리라 다짐했기에 두려워도 그 길을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사업 규모를 확인하고 손익을 따져 보며 미래를 가늠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주를 보낸 후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두 사람이 결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꿈이라 생각했던 일이 망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2호점은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몸과 마음의 고단함에 비해 대가가 불확실하다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아쉽기만 합니다. 마음은 홀가분하지만 두려워하는 자신의 안타까운 모습도 보았습니다. 새로운 변화와 확장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너무나 크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실망스럽습니다.
자영업의 바다에 뛰어들면서 참 많은 꿈을 꾸었습니다.
장사꾼에 머물지 말고 사업가가 되리라 다짐했습니다. 몸을 놀려 장사하지 않고 사람을 써서 장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생각한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이었습니다.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니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다시 꿈을 꾸었습니다. 컨설턴트의 조언으로 협동조합 사업을 생각했으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물론 역량도 부족했습니다. 그 후로도 많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멈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아직도 꿈을 꾸고 그 꿈 이루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능력자의 소망은 초밥집을 일구어내는 것입니다.
하나를 열로 만들고 다시 백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작하였습니다. 저녁이면 지금의 식당에서 초밥을 만들어 파는 것입니다. 기존의 메뉴와 병행해야 하기에 그녀로서는 너무 힘든 일입니다.
시작하고 나니 손님 한 분이 묻더군요. 여기서 만드는 거냐고? 그럼 뭐 남의 가게 음식 떼어 팔겠냐고 대답하였습니다. 어처구니없고 기분 나쁜 질문이었지만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낙지집에서 초밥을 판다니 말이지요.
아무튼 초능력자는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해 일을 저질렀습니다. 오낙을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한 일이니 제법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꾸준히 연구하고 연습한 결과물이라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두 배로 힘들어질 그녀의 고단함이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의 노고와 노력은 기울여야 하는 것이 당연할 터이니까요. 그저 그녀의 용기에 응원과 찬사의 박수를 보낼 뿐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