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숲
화명 (花命)
시드는 순간
고개를 떨구듯
우리는 봄의 절정에
가지의 손 놓아
바람 타고
내일을 향해
여행을 떠나고
우리는 가을 오면
바람의 손 잡고
천리 길 향해
저문 태양과 함께
너머의 세상에
우리가 봄을 선물하고
태양과 꼭 안고
온기를 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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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죽어가며,
사실상 죽음이라는 결말을 향해, 죽지 못해서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나아가는 게 행복해져서 죽지 못한 게 감사하기도, 나아가는 게 괴로워서 살아있는 게 원망스럽기도 하지요.
그래서 쓴 시입니다.
죽음 앞의 사람에게 바치며,
우리가 향하는 결말의 끝이 어디인지 확실히 알기 위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