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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Nov 14. 2023

운동은 싫은데 요가는 좋은 이유

모닝 요가를 한다는 것

짙고 푸른 새벽하늘 사이로 말갛고 붉은 아침이 스며들었다.

창문을 살짝 열었더니 맑고 차가운 공기가 두 뺨을 적시었다. 아이보리색 커튼이 긴 머리채를 흔들어대는 통에 급하게 창문을 닫는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 달렸다고 했던가. 5시 기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정말 5시에 눈이 떠졌다.

아침마다 줌을 켜고 30분 자율 독서모임을 하는데, 그 모임의 시간이 변동이 되자 거기에 맞춰 자동으로 미라클모닝을 하게 되었다.




일찍 일어나는 김에 운동이라도 해볼까 생각이 들었다.

점점 게을러져서 요즘은 가까운 거리도 버스를 타고 다니는 나…

집이 8층에 있어 승강기 대신 계단을 이용하자고 마음먹은 게 벌써 두 달째이다. 머리는 매번 결심하지만 내 손가락은 어느새 승강기 버튼을 누르고 있다.




얼마 전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잘생긴 배우님이 채널 ‘요가소년’의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하는 것을 보았다. 남자가 헬스장에서 요가를 하는 것도 신선했는데, 모든 동작을 자연스럽게 해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그 장면을 보고 나니, 나도 한번 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요가 수업은 서울에 살 때도 몇 달 수강한 적이 있다.

하지만 포커스가 체중감량, 다이어트에 맞춰져 있다 보니 효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 요가를 지속하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꽤 거리가 있는 곳으로 다니다 보니, 애엄마가 다니기엔 시간이 조금 빠듯했다.

그 밖에도 필라테스, 플라잉 요가, 발레, 벨리댄스, 줌바댄스… 안 해본 운동이 없는 나는 늘 이리저리 찔러보기만 했지 오래 지속하는 운동이 없었다.




이제는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몸에 집중하기 위해서 요가를 해보고 싶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몸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있었던가.

요가를 하며 몸 구석구석을 늘리고 나의 호흡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모닝요가에 대한 로망이 있던 터라 아침에 루틴에 넣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시간이 없으니 10분만 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유튜브 영상을 켰다.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어 청바지에 니트를 입은 채로.

‘요가 소년’님의 낭랑한 목소리를 따라 호흡을 하고 몸을 늘리자 뭉쳤던 근육들이 한가닥씩 펴지는 기분이다. 아프긴 하지만 뻐근하면서 시원한 느낌이 참 좋다.



10분만 하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동작을 따라 하다 보니 어느덧 20분이 흘렀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독서모임‘을 할 시간이라 영상을 끄고 책상에 앉았다.

하루의 아침을 요가와 책으로 시작하는 삶이라니… 지겹고 힘들기만 하던 나의 하루가 제법 근사해지고 있다.


나의 사촌동생도 벌써 10년 가까이 요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자격증까지 따서 강사로 투잡을 한다고. 역시 예쁜 몸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격한 운동은 싫지만 요가만큼은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있어 요가는 명상, 치유, 힐링이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다.

아마도 그런 시간이 절실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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