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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Nov 13. 2023

아들의 속마음 인터뷰

바람을 이긴 햇빛


아이의 유치원에서 메시지가 왔다.

아이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다. 영상을 보지도 않았는데 울컥, 무언가가 올라왔다.


“가족 중에 소중한 사람이 있어?”

“아빠. "

“엄마 아빠는 너에게 몇 점이야?”

"백점."


모 tv 프로그램을 모티브 삼아 속마음 인터뷰한 영상이었다.

눈에 익은 둥근 턱선, 세상에서 제일 어색한 표정으로, 그러나 꽤 진중한 7세의 모습다.

아이는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며, 아빠의 점수는 무려 100점이라고 했다.

나는 이 영상의 비밀을 알고 있다.



‘아빠 참여수업’을 위한 인터뷰라 아빠 위주로 평소보다 더 호의적으로 얘기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영상을 본 남편의 반응은 나와 달랐다

어쩐 일로… 피아노 학원 아이를 데리러 가겠다고 했으며,

어쩐 일로… 친절하게 고기를 굽고 아이를 챙겨주었다.


따스한 햇볕이 남편의 마음을 녹였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100점이라는 평가'가 남편의 얼어붙은 마음을 움직였다.

귀가 따가운 잔소리보다 훈풍이 더 강하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다.


사랑과 인정이 부족했던 걸까… 연고지 없는 와이프의 고향에서 남편 조금 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의외로 단순한 진심에 있음을 알게 되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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