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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미안해요~!
전화 그것 참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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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오데트
Dec 15. 2023
나의 시댁은 전라남도에 있다.
그리고 우리 집은 시댁과 거리가 있는 경상도, 부산광역시에 있다. 교통편이 애매해서일까, 사실 명절과 시어머니 생신 말고는 자주 가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기차도 한 번에 가지 않아 환승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비용적 부담이 크다.
고속버스를 타려면 일단 노포역까지 가야 되는데 그 노포역이 집에서 거리가 꽤 있다. 시댁까지 운전을 해서 가려니 우리 차가 아직 없다.
워킹맘에 토요일 출근, 불편한 차편 등…이런저런 핑계로 홀로 계신 시어머니를 챙기는 일은 시댁 근처에 사시는 두 형님들과 작은 시언니 몫이다.
사실 처음 결혼을 했을 때는 이런 부분들도 나에게 모두 부담으로 다가왔다. 매번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하다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애교 있거나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제일 고생하시는 큰 형님께 매번 전화를 드리기도 심적 부담이 되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간 세월이 10년이다.
그런데 최근 친구들과 카페에서 모임을 하다 ‘시댁과 동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연일까 나빼고는 두 명 모두 맏며느리다.
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동서들이 시댁행사에 너무 참여를 안 한다는 것이다.
멀리 산다 또는 일이 늦게 끝난다는 이유로 제삿날 얼굴도 비치지 않거나 전화 한 통이 없다고 했다.
혼자 제 발 저린 나는 대화에 참여를 할 수 없었다.
‘전화라도 드릴걸…몇 년 전까지는 전화를 드린 것 같은데, 매번 죄송하다는 말을 하기도 불편
하다는 핑계로 그냥 넘어갔네.’
맏며느리였던 엄마가 열두 개의 제사를 혼자 지내며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직관했던 나인데, 그 노고를 알면서도 형님들의 수고를 당연한듯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전화를 드리기는 부담이 된다. 크게 마음을 먹고 말을 준비해야 되기 때문일까.
차분하고 점잖으신
형님이라 말을 잘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이유인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대신 나의 마음을 잘 전달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 메시지에 마음을 담기로 했다.
없는 애교도 글 안에서는 가능하다. 그게 글의 힘이다. 종종 아이들과 드시라고 배달음식 기프트콘을 보내드리는 센스까지 발휘를 해봐야겠다.
“형님, 올 안 해도 집안일 챙기느라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에는 제가 더 자주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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