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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Feb 07. 2024

당신도 미움받을 용기가 있나요?

비난과 인정 그 어디쯤

얼마전에 오래된 지인과 식사 자리가 있었다. 나의 남편 포함 이리저리 같이 아는 사람이 많은 제법 오래된 인연이다.

마침 부산에 올 일이 있다 하셔서 남편도 함께 하는 저녁식사 자리가 되었다.

나이는 훨씬 젊으시지만 어려운 일이 있으면 털어놓기도 하고 조언도 구하는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분.




요즘은 나보다 남편이 더 자주 연락을 드린다. 남편은 원래 남자 어르신들을 잘 따르고 챙기니까.

솔직히 년 전에는 마냥 무섭게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적어도 처음 내가 부산지사로 발령을 받았을 때는 그랬다. 엄하셨고 지적을 많이 당했으며 자주 혼이 났다.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니까…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참고  배웠으며 끝까지 버텼다.



그리고 이제  십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소중한 인연은 아직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식사 모임에서 나에게 훅 들어온 사과의 말…


“돌이켜보면 그때는 내가 미안했다.”


갑자기 울컥 무엇인가 밑에서부터 올라왔다.

그 감정은 고마움일까, 후련함일까 아니면 이제야 인정받았다는 기쁨일까…

나에게 있어 그 사과는

‘널 이제야 인정한다’는 말로 들렸다.

여리고 소심한 모습 뒤에 나의 장점은 늘 가려져 있었다. 자신 없고 우유부단했던 모습들, 독하지 못하면서 열정만 앞섰던 날들…




그런데 크게만 보였던 분이 나에게 사과를 하며 인정을 해주셨다.


"너는 괜찮은 사람이고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그럴 자격이 있다."


고 말이다.

얼마 전 읽었던 칼럼의 한 대목이 떠올랐다.


“내가 나를 규정한 대로 타인도 나를 대합니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핍박했었던가.

딱 그만큼 남들도 나를 보았을 것이다.

항상 남의 눈치만 보면서 전전긍긍. 혹시나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나를 미워하면 어쩌지? 나를 무능하다 느끼면 어떡하나.


저서 ‘미움받을 용기’의 한 구절처럼 나에게도 과제 분리가 필요하다.


내가 날 믿고 일으켜 세워주자. 그리고 타인이 나를 싫어하든 좋아하든  개의치 말자.

그건 오로지 사람의 과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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