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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Feb 27. 2024

걸어서 출근하면 보이는 것들

사진 한 장으로 얻은 세 가지 깨달음

요 며칠, 도보 이십 분 거리를 택시로 출근했다.

정말 방탕하고 게으른 출근이 아닐 수 없다. 시간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많이 나태했었다고 인정한다.

정신 차리자는 의미로 오늘은 새벽부터 조금 부지런을 떨었다. 평소보다 십분 일찍 준비를 마친 나는 여유를 즐기며 집을 나섰다.

십분 일찍 준비했을 뿐인데 하루가 이렇게 여유롭다니.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는데 오른쪽 너머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이 하천도 새벽 조명에는 참 아름답네. 작은 템즈강 같기도 하고.’


이 사진을 보고 당신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 하천은 오염으로 탁한 색을 띠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동천강이다.

오랫동안 정화작업에 돈을 쏟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 강을 똥천강이라고 부른다. 이 근방을 썩은 다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연히 걸어서 출근하며 이곳을 지나게 되었고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사진을 찍었으며, 그 사진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다.


첫 번째, 모든 것은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진으로는 아름답지만 그 실체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두 번째, 정화작업에 성공한다면 천강도 금천강이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다.


세 번째, 동천강에도 아름다운 야경이 있듯 우리의 하루에도 화려한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퇴근 후 아이와 볼을 빌 때, 남편과 시원한 맥주 한잔을 나눌 때 그리고 따끈한 물로 샤워 후 글을 쓸 때이다. 특히 나는 이렇게 내면에서 길어 올리는 에세이가 참 좋다.

그러니 다른 이의 단면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누구에게나 하이라이트는 존재하지만 매시간이 하이라이트인 사람은 없다.


그냥 걸어서 출근을 했을 뿐인데 많은 선물을 받은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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