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의 습격
저녁 5시만 되면 마음이 조급하다.
배고프다고 밥 달라는 두 녀석 때문이다.
어느 날은 너무 급하게 카레를 했더니, 큰애가 엄마 당근이 살아있어..라고 했다.
"먹어! 당근은 생으로도 먹는 거야!" 하며 넘겼다만..
그때 이후부터는 가급적 오전에 저녁 먹을 것을 해 놓곤 한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시봉이가 제일 좋아하는 카레!
당근을 썰고, 감자를 썰고, 요즘 주방에만 가면 먹을 것이 있다는 걸 알아서 인지
내가 주방에 가기만 하면, 먹순이가 달려온다.
오늘따라 내 다리를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건빵으로 회유해 보았으나, 실패
그래 어쩔 수 없다. 넌 다리를 붙잡고 있어라. 이 어미는 양파를 썰겠다.
양파를 잘게 자르기 시작하니, 캬.. 그 매운내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내 다리 옆에 먹순이도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수봉아! 이거 매워 거실로 가!" 했는데, 끝까지 매달려서 눈을 비비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닥에 떨어진 양파 한 조각을 주워 먹었다.
"으아앙!"
그러게 엄마가 친절히 알려주었건만.. 인생의 매운맛을 느꼈냐?
그렇게 너도 울고 나도 울고, 이번에는 제대로 익은 카레가 완성되었다.
카레가 이렇게 만들기 힘든 음식이라니 참..
육아하면서, 요리를 엄청 예쁘게 SNS에 올리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
정말 대단한 금손에 부지런하신 거 같다.. 아니면 순둥이 애기들을 만나신 분들인가?..
카레 + 돈가스 세트를 만드는 날이 오면, 그때는 내 두 손도 두 다리도 자유롭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