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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노 쌤 May 07. 2023

1. 탐구하는 사람(Inquirers)

[수련] 모네

학습자는 호기심을 길러야 한다. 그 호기심은 질문과 연구 능력의 개발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학습자는 자기 주도적으로 그리고 동료와 함께 배우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학습자는 삶에서 열정을 가지고 배움을 향한 애정을 평생에 거쳐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놀이는 시대를 관통하는 문화다. 우리나라가 좀 더 질문하고 탐구하는 사회로 성장하려면 놀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놀이는 학습자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년~1945년)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위가 역사 발전의 원동력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기보다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고 주장한다. 유년 시절 놀이는 아이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성장한 후에도 긍정적으로 이어진다. 모든 교육의 출발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을 동기와 열정을 만든다.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호기심은 뇌가 새로운 신경망을 형성하도록 촉진한다.


《논어》<공야장> 편에는 자공과 공자의 문답이 등장한다. 자공이 물었다. "위나라에 공문자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분은 무슨 까닭으로 '문(文)'이라는 영광스러운 시호로 불리게 되었습니까?" 공자가 이에 대답했다. "이해력이 뛰어나고 학문을 사랑하며, 아랫사람에게 모른 것을 물어보면서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文)'이라고 할 만하다." 학습자는 '불치하문' 즉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 질문을 하지 않는 학습자는 이미 배우기를 멈춘 것이다. 우리는 질문에 매우 인색하다.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것을 매우 부끄러워한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심화된다. 


모네 [수련]


1868년 6월, 클로드 모네는 프랑스 페캉에 있는 여관에서 쫓겨났다.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가난과 그림뿐이었다. 의지할 곳 없던 모네를 이끈 것은 태양 빛이 만들어낸 다양한 색이었다. 색상의 변화는 매혹적이었다. 그가 선택한 작업장은 늘 빛으로 일렁이는 야외였다. 시대를 이끌었던 모네도 무명이라는 긴 고난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는 집요함으로 결국 빛을 볼 수 있었다. 모네는 수많은 연작이라는 반복 과정을 통해 빛이 만드는 미묘한 차이를 탐구했다. 그 반복적 차이는 모네만의 독창성과 정체성으로 나타났다.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는 《차이와 반복(Difference and Repetition)》에서 “차이란 반복의 결과”라고 했다. 연작에서 반복적 차이의 생성은 독창성으로 나타났다. 명성을 얻은 모네는 예술 탐구를 위해 지베르니에 정원을 만들고 이사했다. 그곳에서는 수면에 떠 있는 수련에 집중했다. 그는 오랜 빛과 색 연구로 심각한 안과 질환을 앓아야 했다. 그의 탐구 결과는 그를 인상파의 대가라는 자리에 올려놓았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 내 2개의 긴 타원 전시실 벽면에는 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관람하기를 갈망하는 8개의 <수련>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송나라 주희의 《주자가훈》에는 "배움에는 의심을 품는 것이 귀중하다. 작게 의심하면 작게 진보하고, 크게 의심하면 크게 진보하며 의심하지 않으면 진보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질문(質問)의 '질(質)'은 바탕을 의미하는데, '모탕 은(斦)'과 '조개 패(貝)'가 결합한 글자다. 모탕은 도끼로 장작을 팰 때 밑바탕이 되는 나무받침이다. 패는 돈을 의미하는데, 경제 활동의 밑바탕이 된다. 질문이란 '바탕이 되는 것에 대한 의문'이라는 말이다. 모네는 자기만의 화풍을 완성하기 위해 색을 만드는 근본인 빛에 대한 탐구에 생애를 바쳤다. 질문하지 않고 탐구하지 않는 개인은 발전하지 못한다. 


학습자는 세상에 대해 호기심을 제대로 해결하려면 근본적이며 핵심적인 개념에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 핵심에 닿을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다. 질문이야 말로 근본적인 핵심 개념에 이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핵심 개념에 접근하고 이해하려면 핵심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은 진정한 깨달음을 향한 지름길이다. 학습자는 정곡을 찌르는 핵심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의 경험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학교는 학습자에게 이러한 질문 과정을 이끌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습자 스스로가 기필코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노력이다. 질문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 탐구는 일생 동안 일어나는 끊임없는 삶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작품정보]

수련(The Water Lilies/1914~1926/200 ×12,750㎝/캔버스에 유화)

모네(Claude Monet, 1840~1926)

올랑주리 미술관(Musée de l'Orangerie)/프랑스 파리)


[참고 자료]

1. https://www.ibo.org/benefits/learner-profile/

2. 강신주, 철학 대 철학, 오월의봄, 2021.

3. 최종엽, 오십에 읽는 논어, 유노북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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