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치즈케익

by 재윤

날씨가 제법 추워졌다. 감기 걸리지 않게 옷깃을 꼭 여미고, 장갑이나 목도리도 챙겨 다니시길 바란다. 겨울 바람이 유난히 차서 오늘은 안부 인사를 먼저 건넸다.


오늘은 종로에서 저녁 미팅이 있었다. 함께 식사를 하고, 종로에서 유명한 치즈케익을 먹으러 갔다. 제법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함께 간 일행분이 무척 좋아했다. 좋은 곳을 소개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괜히 요식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어깨가 조금 들썩였다. 이런 순간이 가끔 있다. 내가 해온 일들이 아주 헛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 때다.


이곳은 나에게도 추억이 깃든 공간이다. 잠깐 좋은 기억에 잠겼고, 마음 한편이 아련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 역시 오늘 제법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럼에도 영어 공부를 이어갔고, 책을 읽고 글을 썼으며, 운동도 빠뜨리지 않았다. 요즘은 이 모든 게 습관처럼 이어진다. 억지로 마음을 다잡지 않아도 되고, 망설임도 거의 없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다. 하기 싫어서 나 자신과 지독하게 싸운 날들이 더 많았고, 포기했던 날도 많았다. 작심삼일로 끝난 계획도 수없이 반복됐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 치열했던 날들, 그래도 결국 해냈던 날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하나의 강력한 깨달음을 얻었다. 세상에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뭘 이제 와서 그런 걸 깨닫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말 알고 있었을까. 알고 있다면서 왜 우리는 여전히 실천하지 못할까. 나 역시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늘 들리던 말이고, 세상에 흔하게 떠도는 이야기라 여겼다. 하지만 지루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조금 더 쉽고, 조금 더 빠른 길을 찾으면서 말이다.


혹시 지금도 자극적인 썸네일을 좇고 있지는 않은가. 짧은 시간 안에 쉽게 벌었다는 문구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오늘은 한 번쯤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우리는 안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행동이 결국 삶을 바꾼다는 것을.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는 게 아니다. 직접 해보니 분명해졌다. 어떤 성취든 반드시 ‘시간’이라는 절대값이 먼저 쌓여야 한다는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허공에 흘려보낸 시간이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어른이라는 핑계로 술 마시고 노는 데 써버린 시간들도 떠오른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아냈으니, 다행이다.


오늘도 밤 9시에 집에 들어와 영어 예습을 했다. 예전에는 아무리 들어도 들리지 않던 문장들이 이제는 아주 조금씩, 정말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이 느린 변화가 요즘은 참 고맙다.


나는 장사로 한 번 망해봤고, 지금은 장사를 통해 누군가를 돕고 교육하며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내 직업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힘들기만 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결국 장사였다. 사람을 맞이하고, 불편을 줄여주고, 가치를 건네는 일이다.


나폴레온 힐은 돈을 봉사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가치를 제공할 때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해보면 나는 이미 그 말을 내 삶으로 증명하며 살아오고 있었다.


아마 오늘도 누군가는 여전히 조급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오늘 해야 할 작은 일을 해낸 하루는 절대 헛되지 않다. 그 반복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다른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지금까지, 글 쓰는 재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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