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라지지 않은 그 기억과 함께하는 밤이 되길.
살다 보면 가슴속 깊이 새겨지는 순간이 있다.
나를 사랑해 주던 사람,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켜주던 눈빛, 그때는 영원할 줄 알았던 온기. 그러나 시간은 모든 것을 데려간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지만, 잡으려 할수록 더 멀어지는 것들. 어느 날 문득, 손에 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
가장 따뜻했던 손길도,
가장 다정했던 말도,
가장 소중했던 순간도,
모두 스쳐지나가고 만다.
하지만 정말 사라진 걸까. 우리를 지켜보던 눈빛은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던 목소리는, 정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걸까. 어느 겨울날 길을 걷다가, 낡은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누군가의 뒷모습을 마주칠 때, 익숙한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올 때, 평소엔 무심코 지나치던 냄새가 가슴을 울릴 때, 우리는 알게 된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남아 있다는 것을.
그러니 기억해라. 지금도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적어도 그들의 마음속에서, 당신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기억해라. 누군가의 숨소리와 몸짓, 그리고 사랑했던 기억을.
오늘은, 사라지지 않은 그 기억과 함께하는 밤이 되길.
오늘도 글 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