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함과 균형의 경계를 찾아서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 속에 헤맨다. 뉴스, 유튜브, SNS, 블로그, 심지어 길거리에서 스치듯 들리는 대화까지. 그 안에는 진실도 있고, 거짓도 있으며, 때로는 철저히 포장된 말들도 섞여 있다. 그래서 문득 고민하게 된다.
'나는 지금 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비판적 사고라는 단어는 종종 오해된다. 마치 세상의 허점을 찾아내고, 남의 잘못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태도로 비칠 때가 많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는 단순히 '반반하기'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물의 이면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다. 본질을 꿰뚫어 보고, 때로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하지만 비판적 사고가 때로는 부정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비판'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를 함부로 깎아내리고, 자신의 관점만을 절대적인 진리인 양 밀어붙일 때가 있다. 그 순간, 비판은 더 이상 건강한 비판이라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이것이 건강한 비판일까?"
탈무드에는 어둠과 빛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쉽게 말해,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실수와 결점이 있고, 누구에게나 빛나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빛과 어둠 사이의 그 어딘가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한쪽 면에만 집중한다.
누군가의 실수를 보면 그 사람 전체를 부정하고, 반대로 누군가의 성공만 보면 무 무조건적으로 찬양한다. 사람을 흑백으로만 바라보는 경향.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사건의 이면을 보고, 숨은 맥락을 읽어내야 한다.
최근 유튜브를 보다 보면, 동기부여 강사들을 비판하는 콘텐츠들이 꽤 많다. 그중에서도 동기부여 뒤집기라는 채널이 눈에 띈다. 이 채널은 여러 동기부여 강사들의 발언이나 행적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때로는 날카롭게 비판한다. 콘텐츠의 논리는 꽤 체계적이고 설득력도 있다. 맹목적인 추종을 경계하고,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채널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비판의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비판의 칼날이 때론 너무 깊이 들어가 버릴 때가 있다. 단순히 실수나 결점을 넘어서, 그 사람 전체를 무너뜨리려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물론 공인으로서 책임을 묻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비판이 특정한 실수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사람이 남긴 긍정적인 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건 과연 건강한 비판일까?
비판적 사고의 본질은 '누가 옳은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묻는 태도다. 비판은 단죄가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을 찾으려는 노력이 아어야 한다.
비판의 가장 큰 위험성은, 그 목적을 잃었을 때다. 단순히 누군가를 깎아내리기 위한 비판이라면, 그건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다. 비판은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영화 서울에 봄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역이다."
결과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종종 사람이나 사건을 평가할 때 결과에만 집착한다. 하지만 비판적 사고는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과 맥락까지 바라보게 한다. 비판이 단순히 "이건 잘못됐다."라고 말하는 데서 멈춰 선 안된다. "왜 그렇게 했을까?"를 묻고, "더 나은 방향은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때 비판은 파괴가 아니라 성장의 도구가 된다.
하지만 세상은 쉽지 않다. 우리는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군가를 쉽게 비판한다. SNS 댓글 창, 유튜브 댓글난. 온라인 커뮤니티 등등 그곳에서는 날카로운 비판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 비판들이 모두 책임감을 가진 비판일까? 아니면 그저 감정적인 비난에 불과할까?
비판하는 사람 역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내가 같은 입장에 섰다면, 과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어야 비판적 사고가 건강하게 작동한다. 동기부여 뒤집기 같은 채널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 맹목적인 추종을 경계하게 만들고,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려는 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끔은 "이 정도까지 해야 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의 실수나 결점을 통해 그 사람 전체를 부정할 때, 우리는 진짜 비판적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일까?
비판은 성장의 도구다. 무너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거시다. 하지만 조회수를 위한 자극적인 비판, 혹은 분노의 표출만을 위한 비판은 결국 또 다른 편견과 왜곡을 만들어낸다. 비판적 사고는 무기가 아니다. 방향을 찾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나침반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봐야 한다.
"최근 당신이 던진 비판은 단순한 비난이었나? 아니면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한 비판이었나?
비판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그 창이 흐려지지 않도록, 우리는 늘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여기까지다.
글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