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공부엔, 사전이 있다.
내 친구가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던 시절, 그곳에서 사귄 부자 친구들의 독특한 습관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다.
그들은 늘 책상에 사전을 펴두고 공부했다고 한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검색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굳이 종이 사전을 펼쳐 한 단어 한 단어를 확인했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됐다고 한다.
“그냥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는데 왜 굳이?”
그런데 그 부자 친구들의 대답이 인상 깊었다.
“우린 단어를 ‘대충’ 넘기지 않아. 단어 하나의 뉘앙스를 정확히 알아야, 진짜 생각이 시작되는 거니까.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는 마치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고 했다.
그들은 단순히 ‘암기’를 하지 않았다. 단어 하나하나에 시간을 들였다. ‘성공’이라는 단어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지, ‘책임’이라는 단어에 담긴 무게는 어떤 건지, ‘자산’과 ‘수익’이 어떻게 다른지를
그들은 그냥 아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있었다.
이 차이가 바로 사고의 깊이를 만든다는 걸 그들은 자연스럽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책을 읽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동안 단어를 너무 쉽게 넘기고 있었던 건 아닐까?
‘소비’와 ‘투자’를 헷갈리고,
‘희생’과 ‘책임’을 뒤섞고,
‘공감’과 ‘동의’가 같다고 착각하진 않았을까?
단어 하나를 오해하면,
생각도, 대화도, 행동도
서서히 어긋나기 시작한다.
어느 날, 나는 한 유명 투자자의 강연을 보다가 또 한 번 멈칫했다. 누군가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투자’라는 단어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그가 말한 ‘투자’는 ‘가치를 보존하고 확장하는 행위’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또 한 번 느꼈다. 같은 단어를 쓰더라도, 이해의 깊이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부자들은 말을 아낀다.
그리고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한다.
말이 많아서가 아니라, 정확한 단어를 쓰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그들이 쓰는 단어 하나에 그 사람의 철학, 감각,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단어가 바로
신뢰가 되고,
관계가 되고,
돈이 된다.
내 친구가 해준 마지막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 사람의 수준은, 결국 어떤 단어를 쓰는지가 말해줘.”
정확한 단어를 알고, 그 단어를 필요할 때 꺼내 쓸 줄 아는 사람. 그게 공부된 사람이고, 그게 결국 ‘말로 설득하고, 생각으로 연결되는 사람’이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생각하게 됐다.
나는 어떤 단어를 즐겨 쓰는가?
나는 내 생각을 어떤 단어로 포장하고,
누군가에게 어떤 단어로 기억되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지금
어떤 단어로 당신을 말하고 있는가?
그 단어는 과연,
당신을 담아내기에 충분한가?
이제 더는 대충 넘기지 않기로 했다.
단어 하나를 정확히 이해하는 순간,
내 생각도, 내 말도,
그리고 내 인생의 방향도 조금씩 바뀔 테니까.
오늘도 글 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