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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연 Jun 28. 2024

셋째를 임신했다고 하면 주변에서 뭐라고 할까?

첫째, 둘째와는 다른 셋째 임신 반응

셋째 임신 소식을 알리는 마음가짐은 첫째, 둘째와는 또 다르다. 첫째, 둘째 때는 기쁜 마음으로 임신 소식을 주변에 알리지만, 셋째는 조금 민망한 기분이 든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사실 아이 한 명 낳는 것도 대단한 요즘,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아이가 많아야 둘이지, 셋까지 낳는 집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 속하면 주변에서 많은 오해를 받는다. 아이 키우는 돈이 워낙 많이 드니, 아이가 이상이라고 하면 돈이 무지하게 많은 부자거나 자녀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않은 무지한 부부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첫째, 둘째를 시험관시술로 가져서 자연임신으로 셋째가 생길지 몰랐어요~라는 TMI를 만나는 사람마다 수도 없으니 말이다) 혹시나 하는 우려에 주변에 먼저 임신 소식을 알리기가 망설여졌다.


특히 셋째 임신 소식을 부모님에게 알릴 때 가장 마음이 무거웠다. 양가 부모님은 애 둘만 낳고 잘 키우라는 주의셨는데, 둘째가 이제 9개월인데, 또 셋째를 임신해 버렸으니 부모님 반응이 정말 예측이 안 됐다. 다행히 부모님은 세 번째 손주의 탄생을 축하해 주셨다. 하지만 축하 뒤편엔 더 큰 걱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축하한다. 우리 집 경사네! 그런데... 이제 셋인데, 괜찮겠니?"


부모님에 비하면 주변인들 반응은 가볍고, 밝고, 경쾌했다. 다들 셋째 임신 소식에 깜짝 놀라며 대박이라고 재밌어했다. 셋째를 임신한 내 마음이 무거워서인지 주변의 밝은 축하들이 더 반갑게 들렸다. 처음에 셋째를 임신했다고 하면 주변에서 날 가족계획도 제대로 안 세운 무지한 부모로 보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들었었는데, 오히려 애국자라며 부부 금슬이 좋다고 치켜세웠다. 물론 그 반응도 민망하긴 마찬가지였지만, 굳이 '아니에요~'하며 해명(?) 하기보다는 재미있게 즐기기로 했다.


처음에 임신 소식을 알리기까지가 어려웠지 주변에 알리며 새 가족 탄생의 축하를 받다 보니 셋째 임신에 대한 부담감이 한 꺼풀씩 벗겨지는 것 같았다. 계획 임신이던, 그렇지 않던 모두 축하받을만한 경사 아닌가. 계획은 이제부터 세우면 되니 말이다.


"진짜 임신이야?"라며 당황해하던 남편도 점차 현실을 받아들이고, 매일 다섯 식구가 살 곳을 찾아보고 있다. 그의 얼굴에서 묘한 기대감과 설렘이 엿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셋인 가구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가보지 않은 그 길을 기쁜 마음으로 가보려 한다. 세상에, 다섯 식구라니! 앞으로 이곳에 나눌 이야기도 많아질 것 같다.


첫째와 둘째의 발, 내년이면 여기에 아기 발 한쌍이 더 있겠지?
셋째야 어서 와, 우리가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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