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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연 Jun 26. 2024

둘째 육아휴직 중 셋째를 임신하다

내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되다니...

네? 임신이라고요?


전날 임신테스트기로 미리 임신 사실을 알고 가긴 했지만, 의사 선생님께 임신 확진을 듣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또 임신이라니, 그것도 6주?!' 콩닥콩닥 뛰는 아기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중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틀 전까지 마신 술이었다. "헉! 선생님, 저 이틀 전까지 술을 마셨는데 괜찮을까요?"


선생님은 임신을 알기 전에 마신 술은 아기가 용서해 준다며 괜찮다고 하셨다. '휴, 다행이다' 싶었다. 전날 임신테스트기로 선명한 두줄을 보았을 때만 하더라도 임신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아 어리벙벙했었는데, 이제 보니 내 몸과 마음은 이미 우리에게 선물처럼 온 셋째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남편은 선생님께 제왕절개로 셋째까지 낳을 수 있는 건지, 지난 출산 때 유착이 있다고 했는데 출산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건지 등을 물어봤다. 남편은 나와 아이를 걱정하고 있었다. 내 손은 자연스럽게 배로 향했다. 따뜻했다. 9개월 만에 내 몸에 또 두 개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 우리에게 온 이 아이를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사실 우리 부부는 결혼 5년 차까지 아이가 생기지 않아 첫째와 둘째를 모두 시험관 시술을 통해 만났었다. 그래서 이번 임신 사실에 더 크게 놀랐던 것 같다. 우리에게는 아이가 먼저 자연스럽게 찾아와 줄 날은 없을 줄만 알았는데, '마음을 비우니 생겼어요'와 같은 기적 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벌어진 것이다. 휴직 1년으로 건강해진 난임 부부의 방심이 부른 서프라이즈 한 결말이라고 해야 할까? 하하^^;


0.78명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초저출생시대에 우리는 세 아이의 부모가 된다. 앞으로 세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이 많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고민보다 기대가 더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셋째가 우리 가족에게 와준 이유가 있지 않을까?'생각하며 설레지만, 두렵고, 떨리지만, 기대되는 마음으로 셋째를 맞이할 준비를 하나하나 해나가야겠다.


내년에 만나자, 깜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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