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서는 시험관 시술 비용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한다. 흔히 주변에 시험관 시술을 한다고 알리면 "시험관 시술 돈 많이 들지 않아?"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듣곤 한다. 인터넷에 '시험관 시술'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가장 먼저 뜨는 것도 '시험관 시술 비용'이다. 그래서 시험관 시술로 두 아이를 만난 엄마로서 실제로 시험관 시술로 임신까지, 얼마가 들었는지 허심탄회하게 말해보고자 한다.
시험관 시술로 임신까지, 과연 얼마가 들까?
내가 처음 시험관시술을 시작한 건 2020년 11월이었다. 작년 초에 비해 난임시술 정부지원금이 큰 폭으로 오른 해라 그런지, 병원 안에는 난임시술을 받으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는 서울역에 위치한 C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과거 진료 기록을 확인해 보니, 초진부터 임신확인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개인적으로 납부했던 병원비는 (신선 1차 기준) 총 1,203,900원이었다. 이 금액에는 산전검사와 나팔관조영술 등도 포함된 거라, 실제로 시험관 시술 비용만으로만 따지면 100만 원 이내였다.
첫째를 임신하고 2년 뒤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둘째는 동결 1차 실패 후, 신선 2차 만에 귀하게 만났다. 3회의 시술로 납부한 병원비는 총 2,881,400원이었다.(동결 1차 때 487,600원, 신선 1,2차 때 2,393,800원) 2년이 지난 후였지만 시술 비용은 전과 비슷했다.
시험관 시술 4회(신선 3번, 동결 1번)에 총 4,085,300원이 들었다. 정부지원금이 없었다면 시술 1회당 200만 원이 넘었을 텐데, 지원금 덕에 개인 부담 시술 비용은 회당 100만 원 남짓이었다.
그럼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본 난임시술 정부지원금은 내가 처음 시험관시술을 하던 2020년과 동일했다. 하지만 소득기준 요건이 폐지됐고, 지원 횟수가 큰 폭으로 늘어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혜를 받고 있었다.
4년 간 난임시술 정부 지원금 변동내역
시험관 시술 회당 성공률은 약 30%라고 한다. 그리고 정부 지원을 받을 경우, 회당 개인 부담 시술 비용은 (신선 기준) 100~150만 원이라고 한다. 평균적으로 시험관 시술로 임신까지 드는 비용은 약 500~600만 원 사이라는 것이다.(시술 3~4회 기준) 물론 병원마다, 개인 처치 시술 방식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지만 말이다.
출생률 0.7명, 국가소멸위기에서도 아직까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려면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에 씁쓸해졌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정부 지원방안이 해마다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2020년도는 전에 비해 지원 금액이 늘었고, 2022년에는 지원 횟수가 늘었으면, 2024년에는 소득기준 폐지와 지원 횟수 상향 조정으로 지원 대상이 크게 늘어났으니 말이다.
정부 지원 외에도 각 지자체별로 자체적으로 난임시술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았다. 경기도는 올해 6월부터 연령구분을 폐지했다.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예비 임부들에게 신선 시술은 최대 110만 원, 동결 시술은 최대 50만 원, 인공수정은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해 준다.
전국 출생률 꼴찌인 서울시에서도 자체적으로 난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시험관 시술과 인공수정의 지원 횟수를 22회까지로 늘리고, 난자동결 비용과 한의약 난임치료비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괜스레 마음을 들뜨게 한다. 아무래도부모가 되기를 꿈꾸는 많은 가정들이 돈 걱정 없이 그 꿈을 이룰것 같은 날이 머지않아 올 것만 같은 기대감 때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