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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승 Sep 08. 2022

꿈꾸는 거대한 반란, 소심한 저항.

-황홀하다. 광고 ‘뜯고, 씹고, 맛보고’ 보다, 훨씬 더!

‘아삭 아삭 아삭 아삭---’. 입안에서 나는 소리가 참 곱다.      

‘아작 아작 아작 아작---’. 씹는 쾌감이 뭐하고 비교할 수 있을까.      

맛은 어떻고?! 신라호텔 스테이크 맛보다 나을 거다. 뭘 먹고, 난리냐고?! 누룽지다. 마트에서 샀다. 싸다. 만원이면, 이십 일은 먹는다. 백일 된 아기 손바닥 크기의 누룽지가 3개씩 들어있다. 20봉지다.      

평균 하루에 한 봉지씩 먹는다. 시와 때를 가리지 않는다. 배고프거나, 생각날 때 또는 ‘일(?)이 발생했을 때’ 먹는다. 아주아주 천천히. 방금도 먹었다. 소화도 잘되고, 그러니 건강에도 좋다. 그리고 이 글을 적는 거다.      

‘아삭 아삭 아삭 아삭----’. ‘아작 아작 아작 아작---’.     

특별히 좋아하는 누룽지는 ‘현미’로 만든 거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벌써 ‘감’ 잡았을 거다. 눈치 없는 사람들은, 뭔 말인가 할 거다. ‘현미’ 이야기하다가, 웬 뜬금없이 ‘감’이라니?!     


그러니, 제발, 평소에 ‘독서’ 좀 하시라. 특히, 요번에 농협 지점장으로 명예퇴직한 친구, 연0아! 32년간 농협 키우느라 수고 정말 많았는데, 이제는 독서 좀 하고 살자, 알지 내 맘. 그래야 글 쓴 사람이 뭔 쉰 소리를 하는지, 아니면 ‘잼’ 있는 소리를 하는지, 알 거 아닌가. 정연0, 너 딸기 ‘잼’을 좋아한다고 그랬지! 네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네 아내 이름이 ‘유 재민’이지?! 유잼 또는 노잼.     


우리 부부는 올해로 결혼 32년 됐다. 남들 부부 겪는 거, 우리도 웬만큼(산전, 수전, 공중전---, 이런 표현, 너무 젠체하는 거 같다. 그냥, ‘개쌈’이라고 하자!) 했다. 한다. 할 거다(아마, 하겠지?!) 언제부터 누룽지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현미 누룽지’를! 지금도 무척 좋아한다. 앞으로도 계속, 영원히 좋아할 게 틀림없다.      


‘아삭 아삭 아삭 아삭---’.     

‘아작 아작 아작 아작---’.     

천천히, 찬찬히, 씹어라!      

황홀하다. 광고 ‘뜯고, 씹고, 맛보고’ 보다, 훨씬 더!     

꿈꾸는 거대한 반란, 소심한 저항이다. 아내의 이름이다. <장현0>. 아내의 이름은 비밀이다. 현미 누룽지여, 영원하라!      


끝내려 하니, 뭔가 섭섭하다. 정연0처럼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잼’ 없었을 거다. 그래서 ‘팁’을 준다. 당신들도 해 봐라! 남편, 아내, 아들, 딸, 손자, 손녀,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큰 삼촌, 둘째 고모, 셋째 이모,---(어때, 생각만 해도 통쾌하지!)---?! 가족, 아니어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오해 없길!     


그래도, 잘 모르겠다고?! 대상의 ‘이름’은 알지만, 뭘 ‘씹어야’ 되는질 모르겠다고?! 이렇게 된 거 ‘서비스’ 하겠다. 내게 ‘이름’을 알려 달라. 그럼, 뭘 ‘씹어야’, 최고의 기분을 맛보게 되는질 알려주겠다. 정연0, 넌 누구 할 거니? 제일 친한 친구니까 너부터 가르쳐 줄게.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마. 정말 고마워하지도 말고. 네가 나한테 베풀어 준 게 어마어마하잖니! 네 덕분에 지금 이렇게 ‘글 장난’ 하면서, 띵까띵까 거리면서 사는 거야. 연0아, 정말 고마워!      


정치인, 종교인 등 이런 사람은 안된다. 이들을 대하기에는 음식 종류도 모자라고, 음식의 절대량도 부족하다. 아니다. 용기 내 시작은 했더라도, 실제적으로는 소화불량으로 당신들이 먼저 죽는다. 맛있는 음식 먹을 땐, 유쾌한 생각만 하길.      


딸이 말한다. ‘아빠, 꼭 이런 이야기 해야 해?!’ 하지 말라는 뜻이다. (정치인/종교인 이야기다). 신0아, 미안하다. 이들이 ‘나쁜 짓’을 조금이라도 덜 하게 할 수 있다면, 아작아작 씹는 수고는 해야 할 거 같아서 그래. ‘소심한 저항’이라도 말이야. 이해해 줘!     


신라호텔 스테이크, 생전 처음 먹을 예정이다. 5월 14일, 친구 딸 결혼식이 있다. 먹고 오면, 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지도. 스테이크가 누룽지보다 더 맛있으면, 우리 집 파산이다. (작성일: 5월 12일, 점심 먹고, 현미 누룽지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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