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왕진 의사<양창모> 글 중 일부 인용.
[‘여기 어디에 집이 있다는 거지?’ 비닐 움막 밖에 보이질 않는다. 비닐을 걷고 들어가 보니, 집이 있었다. 굴속이었다.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 놨지?’ 그런 의문을 갖고 20m쯤 되는 굴을 지나 할아버지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허리가 90도로 굽어 있었다.
‘왕진을 끝내고 나올 때도 허리 숙여 나가느라 우리는 느릿느릿 따라갔지만 앞장서던 할아버지는 이미 쏜살같이 빠져나가고 없었다.’
‘그 불편함 덕분에 나는 다시 터널(굴) 밖으로, 비장애인의 세상으로 나와서 내가 한 번도 장애인이었던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렇게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은, 장애인들이 같은 시간대 출근을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그 터널(굴)을 지나면 뒤집힌 세상이 나를 맞이했다. 느렸던 사람은 빨라지고, 빨랐던 사람은 아주 느려졌다. 처음이었던 사람이 나중이 되고, 나중이었던 사람이 처음이 되었다. 지상에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문이 있다면 아마 그 터널(굴)일 것이다. 뒤바뀐 처지가 우리를 연결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든 부지불식간에 처지가 뒤바뀔 수 있음을 명심하자. 장애인 이동권 확보 투쟁 건으로, 여러모로 애쓰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진심으로 권한다. 일단 굴속에 있는 집을 다녀와 봐라. 더 훌륭한 정치인이 될 것을 확신한다.
세상은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다. <함께 살자!> 장애인차별철폐에 적극적으로 뜻을 모으자. 이준석 대표에게 권하고, ‘더불어’라고 말하는 ‘꼴’을 보니, 당신의 ‘정치적 올바름’이 뭔지 알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