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온다고 해서, 회사에서는 선제적으로 "재택근무"가 권장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냥 출근하는 게 더 좋다. 12월에는 어머니 칠순 때문에 못 보게 된 일본어 능력시험을 위하여 공부도 해야 되고, 회사에 오면 피곤해도 엎드려 쉬는 정도라 확실히 업무를 더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엔 사람들이 별로 없다. 다들 기상예보를 듣고 재택근무에 응한 분들이 많기 때문이겠지. 아닌가, 하계 휴양중인가...? 지금은 비가 아직 크게 내리진 않지만 일기예보처럼 태풍이 조만간 서울로 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보다 이른시간 출근해서 To-Do List에 이것저것 적어본다. 오늘해야 할 것들과 이 일들을 누구와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다 적고 나니, 암묵적으로 정해진 우리 팀의 '메신저 시작시간'인 9시까지 15분가량 남아있었다.
내 마음도 태풍이 곧 오기 직전마냥 아주아주 고요해진다. 오늘은 업무상 어떤 '태풍'들이 몰아닥칠까, 또 어떻게 해결을 해 내야 선방하는 것일까.
오늘의 날씨도,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내 마음도, 지금은 <태풍전야>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