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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Nov 21. 2023

뭐가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네

내 맘을 나도 몰라

"아니 이렇게 장비도 좋고 실력도 좋은데 왜 메인작가를 안 하세요?"

"그 그러게요..."


 지난주부터 토요일마다 거의 고정으로 스냅 스케줄을 받던 업체와 안녕했다. 이유야 여러 개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건은 '메인 작가'를 안 시켜줘서였다.


 올해 초, 업체 사장과 이야기할 때만 해도 하반기부터 메인 밟자고 하면서 내게 바람을 넣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잘 찍고 싶은 마음에 돈을 들여서 광각렌즈도 하나 사고 조명세트도 구매했던 필자였었다.


 하지만, 하반기가 되어도 그 약속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고, 가뜩이나 촬영시간도 타 업체에 비해 길고 페이도 경쟁력이 있지 않다고 판단하여 내가 그만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사실 내가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힘이 들었던 것도 맞기에 그냥 이 정도로 취미 삼아하는 걸로만 만족해야겠다 싶었었다.


 그런 마음을 먹고 난 이후, 곧바로 안 쓰는 광각렌즈를 정리했었다. 그다음은 원판 촬영용 조명세트. 중고나라에 수차례 가격을 조금씩 낮춰 매수자가 나왔었지만, 이상하게 정리를 못하겠더라.. 무슨 마음일까? 마치 이 물품까지 정리하면 정말 후회할 것만 같았다.


 취미 삼아 나가는 촬영이라고 생각하여, 보조작가에서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많은데, 어떨 땐 촬영장에서 다른 사람이 나에게 촬영 결과물이나 기타 다른 측면으로 좋은 피드백을 해줄 때 다시 열정이 올라가기도 한다.


 다시 그만뒀던 그 업체로 리턴하면서, '사장님, 메인 언제 시켜주실 거예요?'라고 맡겨놓은 듯 이야기를 해야 할까? 그게 내 마음속 목소리가 맞는 걸까? 하는 마음속 메아리를 외칠 때가 가끔 있다.


 뭐, 언젠간 이런 고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는 시간과 함께 잊혀 가긴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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